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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1.30 19:27 수정 : 2007.11.30 23:53

올해 국고채 및 CD금리 추이

한은 국고채 매입에 금리급등세 일단 진정
은행 자금난·서브프라임 불안 불씨 안꺼져

지난 이틀 동안 금리가 폭등하며 공황 상태에 빠졌던 채권시장이 30일 가까스로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 하지만 은행의 자금 부족과 국제 금융시장 불안이라는 두 가지 근본적인 불씨가 꺼지지 않았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

■ 금리 크게 하락…CD는 상승 = 30일 채권 금리는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8~29일 이틀에 걸쳐 무려 0.34%포인트가 급등했던 3년 만기 국고채는 30일 0.26%포인트 하락해 5.77%로 장을 마쳤다. 5년 만기 국고채도 0.25%포인트 하락한 5.84%로 장을 마쳤다.

하지만 주택 담보대출 금리의 기준 금리가 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날보다 0.02%포인트가 올라 5.60%를 기록했다. 시디 금리는 지난 12일부터 하루만 빼고 쉼없이 오르고 있다.

이날 채권 금리가 하락한 것은 일단 ‘너무 올랐다’는 컨센서스가 시장에 형성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이날 국고채 매입을 벌인 결과 애초 매입 예정 금액이었던 1조5천억원의 80% 규모인 1조2천억원이 낙찰됐다. 낙찰 금리는 입찰 직전 시장금리인 연 5.94~5.98%(국고채 3년물 기준)였다. 응찰률이 80%에 그쳤다는 것은 시장이 현재 금리가 너무 높다(채권값이 너무 싸다)고 생각한다는 방증이다.

여기에 중국의 ‘국부 펀드’가 지난달부터 한국의 채권을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루머가 시장에 돌면서 ‘역시 현재 금리가 낮은 수준이 아니구나’하는 심리가 생겨났다. 경제기초여건(펀더멘털) 측면에서 봐도 채권 금리가 내릴 여지가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최석원 한화증권 채권전략팀장은 “콜금리와 경기 상황을 봤을 때 현재 금리 수준도 높은데, 앞으로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등으로 국내 경기가 더 하강한다면 금리 역시 내려갈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면 이론상 금리는 하락하게 된다. 지난 이틀간 금리 폭등을 불러온 주범인 은행들의 손절매 물량이 더 나오지 않은 점도 시장을 안도시켰다.

■ 불씨는 안꺼졌다 = 하지만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 금리가 추세적으로 하락할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첫째는 국내 은행들의 자금 부족이고, 둘째는 글로벌 신용 경색이다. 지난 2주 동안 국내 금리가 크게 오른 것도 이 두 가지 요인들이 얽히면서 악순환 구조가 생겨버린 탓이었다.

일단 은행들이 증권사로 빠져나간 돈을 메우기 위해 시디와 은행채를 마구 발행했다. 하지만 채권형펀드와 머니마켓펀드(MMF) 또한 주식시장에 돈을 뺏기면서 사 줄 기관은 줄어들었다. 결국 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시디와 은행채 금리가 올라가자 국고채 금리도 덩달아 뛰었다.


여기에 11월 들어 미국발 신용경색(서브프라임) 2차 파동이 덮쳤다. 이로써 글로벌 유동성이 축소된데다 당국의 외화 차입 규제까지 겹치면서 국내 외환시장과 스와프시장에서 달러가 크게 부족해졌다. 이는 통화 스와프(CRS) 금리(원화를 받고 달러를 줄 때 지급하는 금리. 이 금리가 떨어진다는 것은 달러가 귀해진다는 뜻이다) 하락과 다시 이자율 스와프(IRS) 금리 하락으로 이어졌다. 외국계 은행 지점들은 그동안 통화 스와프 금리나 이자율 스와프 금리를 치르고 국내 채권을 매수한 뒤 그 차익으로 재미를 봐 왔다. 최근 들어 국내 채권값은 떨어지고 스와프 금리들은 하락하자 손해가 커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들이 손절매를 위해 채권을 팔아치우면서 속절없이 채권값이 급락했던 것이다.

최석원 팀장은 “일단 한 고비는 넘겼지만 이 두 요인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언제든 최근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원제 우리은행 자금부 부부장은 “연말에 만기가 돌아오는 은행채 물량도 많고 약정해 놓은 대출 자금도 나가야 하기 때문에 시디와 은행채 발행은 12월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은행들이 자금 확보를 위해 죽기살기로 싸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부부장은 “은행 자금 문제가 풀리려면 주가가 크게 떨어져 시중의 돈들이 은행으로 되돌아오거나 은행들이 대출 규모를 대폭 축소해야 하는데, 둘 다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미국의 부실금융 사태 역시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금리가 당분간은 안정적으로 내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연유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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