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7.12.10 19:22 수정 : 2007.12.10 19:22

풋백옵션 족쇄 푼 ‘공모가 뻥튀기’ 개미 울렸다

하반기 신규 상장사 77% 종가가 공모가 밑돌아
증권사, 수수료 챙기기 비판에 “묻지마 투자 탓”

최근 신규상장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면서 투자자들의 손해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하반기에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 44개 기업 가운데 7일 종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곳은 34개로 나타났다. 전체의 77.3%에 이르는 규모다.

이 가운데 웨이브일렉트로와 미래나노텍, 푸른기술, 아이에스시, 에스앤케이(S&K) 폴리텍, 엘지에스, 제이엠텔레콤, 바로비젼, 바이오톡스텍, 아로마소프트, 옴니시스템, 아구스, 연이정보통신 등 13개사는 공모가 대비 낙폭이 40%를 웃돌았다.

이처럼 공모주가 최악의 부진을 보인 것은 금감원이 지난 7월부터 도입한 ‘기업공개(IPO) 선진화 방안’ 으로 ‘풋백옵션’이 폐지되는 등 제도 자체가 크게 달라진 데 따른 후유증이란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풋백옵션’이란 공모를 주간한 증권사가 상장 후 1개월 동안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할 경우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재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금감원이 도입한 선진화 방안은 공모가 책정의 재량을 증권사 자율에 맡기는 것을 뼈대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최근 공모주 부진 현상이 풋백옵션 부담이 사라지면서 증권사가 눈 앞의 수수료를 더 많이 챙기기 위해 공모가를 공격적으로 책정해 가격거품을 조장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풋백옵션이 폐지되기 전인 올 상반기에 주식시장에 상장된 22개 기업은 상장일 이후 이달 7일까지 평균 27.16% 오른 반면, 새 제도가 시행된 하반기에 상장된 44개 기업은 평균 16.49% 하락했다.


하반기 공모기업의 주관 증권사별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
올해 하반기 3곳 이상을 상장시킨 7개 증권사의 주관 공모주 평균 등락률을 보면, 한국투자증권(-45.93%)과 미래에셋증권(-38.55%), 대우증권(-25.97%), 교보증권(-23.54%), 동양종금증권(-18.43%), 한화증권(-18.35%) 등의 순으로 낙폭이 컸다.

증권회사 쪽은 주가 활황 속에 기관들의 ‘묻지마 투자’가 공모가 산정을 어렵게 했다고 푸념하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상승세를 탈 때는 기관들이 물량확보를 위해 어떤 가격이든지 사들이겠다는 의견을 앞다투어 냈다”면서 “수요가 많을 때 증권사는 당연히 비슷한 업종의 주가를 반영해 공모가를 책정할 수 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결국 주가 상승기에 맞춰 높게 책정됐던 공모가가 최근의 주가하락과 더불어 빠진 것일 뿐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금융감독 당국은 공모가 논란을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분석했다. 풋백옵션 제도 탓에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성이 큰 공모시장에 무턱대고 뛰어들었고, 증권사들도 하락한 공모주를 되사줘야 하는 부담을 덜기 위해 공모가를 깎는 등 기형적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선진시장에선 공모시장이 기관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공모 시장에 뛰어들기만 하면 돈을 번다는 인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윤은숙 김경락 기자 sugi@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