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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 떨어진 은행주, 지금 사면 내년에 뜰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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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간 뒷걸음질…‘저가’ 매수세로 최근 회복조짐
내년 상승 낙관 힘들어 ‘알짜’만 골라 신중하게
‘은행주,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2007년 주식시장은 활황이었지만, 은행주에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다. 이른바 ‘중국 수혜주’로 일컬어지는 철강, 운수장비 업종들이 올 한해 60~80%의 주가 상승률을 보인 반면, 은행업종은 지난 17일 종가를 기준으로 할 때 1년 동안 오히려 3.98% 떨어졌다.
이처럼 은행주가 저조한 수익률을 보인 가장 큰 이유는 시중자금이 증시로 급격하게 몰려 은행들의 유동성이 악화된데다, 은행들의 고객 유치 경쟁 등으로 순이자마진(NIM)이 떨어지면서 이익 증가에 대한 불신이 쌓였기 때문이다. 순이자마진은 순이자 수익을 수익성 자산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지방은행을 포함한 시중 7대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2005년 말 3.13%를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로 접어들어 올해 3분기에는 2.71%까지 떨어졌다.
게다가 지난달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강화되면서 은행주 하락을 부채질했다. 결국 11월 중순 은행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2배로 내려가 최근 3년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11월 말 이후 은행업종의 주가는 차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은행업종의 최근 상승세가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평가를 내렸다.
우선, 은행의 자금난이 개선될 여지가 별로 보이지 않는 탓이다. 김은갑 엔에이치(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시중자금이 증시 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지속될 경우 은행들의 돈가뭄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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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업종지수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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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과도한 부실화를 우려할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있다. 이창욱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가계대출 부실이 심했던 2002~2003년에 비해 지금은 가계 건전성이 높아 최악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중소기업 대출의 건전성에 대해서는 건설 미분양 물량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내년 1분기까지는 좀더 지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은행주의 가격 매력이 부각된 만큼 ‘알짜배기’ 종목을 골라 투자하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유망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은행 순이자마진 하락의 영향을 받지 않는 비은행 자회사의 이익 비중이 30% 이상 되는 신한지주와 민영화로 새로운 수익구조 틀이 짜일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금융지주, 2003년 이후 대출자산 포트폴리오 개선을 통해 자산건전성 관리를 해온 국민은행 등이 추천주로 꼽혔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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