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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7.12.24 08:32 수정 : 2007.12.24 08:32

국외펀드 설정액 증가 추이

금감위, 판매사들 설명의무 강화 추진
추가비용·환율변동 따른 득실 알리도록
‘달러부족 압박’ 해소하려는 의도로

김아무개(30)씨는 지난 9월 증권사 객장에서 중국펀드에 가입했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직원에게 설명도 듣지 못하고, 투자설명서도 제대로 읽지 않은 채 급히 가입서를 작성했다. 김씨는 그 펀드가 ‘환 헤지’를 하는 상품이고, 환헤지를 하면 비용이 추가로 든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알았다. 금융당국은 금융회사들이 국외펀드를 판매할 때 환헤지에 관해 고객에게 충분히 설명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 환헤지 모르고 펀드 가입=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20일 “증권사와 은행에서 국외펀드를 판매할 때 환헤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않다”며 “이는 불완전 판매에 해당되기 때문에 고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설명 의무를 강화하도록 할 방침”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펀드 판매자가 ‘환위험이 있다. 환헤지를 하겠냐’ 정도만 물어보고 투자설명서에도 ‘이 상품은 몇 % 헤지를 하는 상품이다’ 정도만 나와 있다”며 “앞으로는 환헤지 비용이 얼마인지와 환헤지를 했을 때와 안했을 때 환율 변동에 따라 이익과 손실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꼭 설명에 넣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위는 구체적인 방안을 연내에 확정해 시행할 계획이다.


■ 환헤지가 뭐길래=국외펀드는 원화를 일단 달러나 엔 등 투자하는 나라의 돈으로 바꿔서 투자한 뒤 환매할 때 다시 원화로 바꿔야 한다. 주가 변동과는 별도로 환율에 따라서도 손해나 이익을 볼 수 있다. 달러로 투자한다고 가정해보면, 가입할 때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그만큼 이익이다. 반대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손해를 본다. 이런 변동성을 피하기 위해 아예 가입할 때 환헤지를 할 수 있다. 즉 선물환 매도를 해서 나중에 받을 달러 값을 미리 정해놓는 것이다. 나중에 달러 값이 이보다 내려가도 안심이다. 반면 올라가도 그 이익은 못 얻는다.

환헤지를 하는 데는 추가 비용이 든다. 선물환 매도를 할 때 은행에 수수료를 떼어주기 때문이다. 대략 1천만원을 1년 동안 투자할 때 4천원 정도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국내 원-달러 외환시장에서는 선물환 매도 물량이 많아 선물환 가격이 적정가보다 싸다. 이 부분도 일종의 비용으로 볼 수도 있다.

현재 금융회사들은 같은 펀드를 ‘환헤지형’과 ‘환노출형’(환헤지 안하는 형) 두 가지로 만드는 경우도 있고, 아예 환헤지형 한가지만 만드는 경우가 있다. 중국펀드는 대부분 환헤지형 한가지밖에 없다. 금감원은 국외펀드 수탁고의 80% 정도가 환헤지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환헤지형과 환노출형 펀드의 6개월 수익률 비교

■ 금융당국의 속내=금융당국은 일단 ‘소비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고객들이 제대로 알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면에는 국외펀드의 환헤지 비중이 조금이라도 낮아지기를 바라는 속마음이 숨어있다. 올해 들어 급격히 늘어난 국외펀드가 대부분 환헤지를 하면서 외화자금시장에서 달러 부족 현상을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그렇지 않아도 서브프라임 사태 때문에 달러가 부족한데, 더욱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운용사들은 국외에 주식 투자를 할 때 주가 차익와 환 차익을 동시에 노리기 때문에 환헤지를 많이 하지 않는다”며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자신들이 비용을 부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별 고민 없이 환헤지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대부분 환 위험을 부담스러워한다”며 “헤지를 한다는 것 자체가 투자자 보호라고 본다”고 반박했다. 안선희 윤은숙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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