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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이 사상 최초로 온스당 900달러를 돌파하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13일 서울 롯데백화점 귀금속 매장에 금을 구매하기 위한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순금(24k)은 3.75g당 12만4천원에 판매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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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상업거래소에서 온스당 ‘900달러’ 첫 돌파
안전한 금으로 ‘돈 쏠림’ 1분기까지 지속될 듯
# 지난 13일 친구 아이의 돌잔치에 초대받은 김현아(31)씨는 돌반지를 사기 위해 서울 영등포 귀금속 도매상가에 들렀다가 아연실색하고 말았다. 금 1돈 (3.75g)을 현금으로는 11만3천원에, 신용카드로는 13만4천원을 줘야 살 수 있다는 말을 들은 탓이다. 김씨는 “지난 여름만 해도 8만원이면 금반지를 살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돌잔치가 여러 번 있는데, 미리 돌반지를 몇 개 사놓아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13일 귀금속판매업중앙회가 고시한 국내 순금 소매 평균가격은 3.75g당 12만9000여원으로 지난해 초보다 40% 가까이 뛰었다. 이 때문에 수공비 등을 합해 지난해 8만~9만원이면 살 수 있었던 돌반지가 1년 사이 14만원대로 껑충 올랐다.
금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국제 금값은 5일째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온스당 900달러를 넘었다. 지난 1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지난주 종가보다 5.7달러(0.6%) 오른 온스당 90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난해 8월부터 상승세를 탄 금 가격은 11월에 830달러대까지 올랐다가 하락했으나, 연말부터 다시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해지자, 달러를 대체하는 안전자산으로 평가받는 금으로 자금이 쏠리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은 “현재 미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기 전까지 달러 약세가 계속되면서, 금에 대한 선호도도 커질 것”이라면서 “최악의 국면이 될 1분기에는 금값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흥국 시장의 수요 증가도 금값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기는 불안하지만, 중국과 인도를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서 공업용 및 귀금속용 금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뛰고있다”고 말했다.
금 값이 오르면서 금광업체 주식에 투자하는 금 펀드 등 금 관련 투자 상품도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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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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