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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론스타 통해 본 외국투기자본 실태 외환위기를 틈타 대거 국내에 들어온 대형 외국자본들은 그동안 어떻게 막대한 시세차익을 고스란히 거둬갈 수 있었던 걸까? 국내 기업들의 부실채권을 매입한 뒤 되팔아 많은 돈을 벌고 그 돈으로 다시 부동산, 은행, 기업 등을 사들인 론스타를 중심으로 실태를 살펴본다. ■ 치밀한 세금회피 작전=론스타는 미국 덜래스에 본사를 둔 사모펀드로 주요 투자자는 미국의 공공 연기금, 대학 기금, 보험 회사, 석유재벌들의 여유자금 등이다. 외국에 대형 투자처가 생기면 곧바로 버뮤다 등 조세회피 지역에 페이퍼컴퍼니(이름만 있는 유령회사)를 만든 뒤 다시 여러나라를 경유하는 6~7단계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만든다. 세금도 피하고 각 나라의 자금내역 공개요구 등을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다른 외국자본들도 거의 비슷한 구조다. 지난 2003년 론스타에 경영권이 넘어간 외환은행의 서류상 주인은 벨기에에 있는 ‘LSF-KEB홀딩스’다. LSF-KEB홀딩스’는 ‘LSF-KEB홀딩스인베스트먼트’(룩셈부르크)와 ‘론스타캐피탈매니지먼트’(벨기에)가 공동 출자해 만든 회사로 돼 있다. 이렇게 몇 단계를 거치는 복잡한 출자구조(그림)를 따라올라 가다보면 비로소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위해 조성한 펀드인 ‘론스타파트너스Ⅳ’라는 회사가 나온다. 이 회사는 대표적인 조세회피지역인 버뮤다 군도에 적을 두고 있다. 룩셈부르크, 벨기에는 우리나라와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고 있어, 이들 나라에 본부를 둔 기업은 우리나라에서 일부 세금을 물지 않는다. 다시 룩셈부르크와 벨기에는 영국과 역시 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고 있어 영국령인 버뮤다에 본사를 둔 기업은 해당 국가에서도 세금을 물지 않거나 줄일 수 있다. 조세 회피지역에 ‘서류회사’
국경 넘나들며 다단계 출자
이중과세방지 철저히 활용 ■부동산이 주식으로 둔갑=지난해 말 론스타는 3천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낸 스타타워(옛 아이타워)의 매입과 매각 전 과정에서 이 방법을 동원해 세금을 피했다. 론스타는 지난 2001년 6월5일 씨엔제이트레이딩(자본금 5천만원)이라는 작은 섬유회사 하나를 인수한 뒤, 회사 이름을 ㈜스타타워로 바꾸고 주된 사업 영역에 부동산 임대업을 추가했다. 서류상 이 회사의 지분을 100% 소유한 대주주는 벨기에에 본부를 둔 스타홀딩스(페이퍼 컴퍼니로 추정)였다. ㈜스타타워는 10여일 뒤인 6월18일 당시 현대산업개발 소유의 스타타워를 6500억여원에 사들인 뒤 지난해 12월28일 싱가포르투자청(GIC)에 국내 빌딩 매각 사상 최고가인 9500억원(추정치)에 팔았다. 3년 반만에 무려 3천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것이다. 론스타는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인데도, 주식회사 스타타워의 주식 100%를 매각하는 주식양도 방식을 동원해 부동산 거래 과세를 피했다. 이 회사 대주주인 스타홀딩스는 이중과세방지협정에 따라 주식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권이 벨기에에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수도권에서 5년이 지나지 않은 회사가 부동산을 살 경우 취득세를 3배 이상 중과하고 있는 국내법을 철저히 꿰뚫고 있었던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가 도입한 5%룰(경영권 행사 목적으로 5%이상 지분을 확보한 투자자는 대주주 등 투자자 내역을 공개해야 하는 규정)을 적용하더라도, 이들 외국자본은 마지막 단계에서 회사를 인수한 업체의 명목상 대주주만 공개하면 된다. ‘스타타워’ 주식으로 되팔아
과세 법망 교묘히 빠져나가
정 · 재계 인맥에 선 잇기도 ■ 인맥활용도 주요 투자기법?=론스타는 미국 정부가 부실해진 저축대부조합에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여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을 사고 팔아 이득을 챙기기 위해 지난 1991년 설립됐다. 98년 자산관리공사가 가지고 있던 기업 부실채권(5646억원)을 사들이면서 한국에 상륙할 때 관련을 맺은 심광수 자산관리공사 전 부사장은 론스타코리아 회장(현재 론스타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허드슨코리아 고문)을 지냈다. 국내 진입 이후 회계업무, 컨설팅 등 투자 길잡이 구실을 해준 곳은 회계법인인 ‘삼정KPMG’다. 삼정회계법인 창업자인 윤영각씨는 김대중 정부 시절 총리를 지냈던 박태준 포스코 고문의 첫째 사위다. 박태준 고문의 넷째 사위는 미국 칼라일그룹 아시아회장 겸 이사회 임원인 김병주씨로 칼라일펀드의 한미은행 인수를 주도하기도 했다. 한 외국계 투자펀드 사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 사정에 밝지 않았던 외국 펀드들은 주로 정계, 재계 등의 실력자와 선을 잇기위해 애를 썼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함석진 조성곤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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