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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1.30 07:49 수정 : 2008.01.30 07:49

폭락장에 주식이나 펀드 투자자들의 속이 말이 아니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나들고 펀드 열풍이 한창이던 작년 말 참다 못해 '막차'에 올라탔던 투자자들이 애간장을 끓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남들보다 먼저 주식형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도 한때 100% 근처였던 투자 수익률이 반토막도 더 난 것을 지켜보며 무릎을 치고 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

말은 쉽지만 쉽지가 않다. 하지만 최근의 약세장을 즐기기까지는 못한다고 해도 이미 '엎질러진 물'로 더 이상 스트레스 받는 일은 피하자. 이런 경우 가능한 빨리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절한 다음 수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

"주식시장이 바로 시원하게 반등할 것 같지는 않다. 손실 규모가 큰 사람은 대응책을 강구하기 쉽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마냥 시장만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마음을 다잡고 '제로 베이스'에서 새로 시작하는 게 좋다. 거치식이든 적립식이든 펀드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많이 부진하다면 교체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갈아탈 필요가 있다" 박승훈 한국투자증권 자산전략부장의 조언이다.

만약 '장기투자'라는 초심을 살려 주식이나 펀드를 그대로 보유하기로 가기로 결심했다면 당분간 주가나 수익률은 쳐다보지 말고 아예 마음에서 지워버려야 한다.

대신 마음의 여유를 갖고 둘러보면 약세장을 '즐길' 수 있게 해주는 흥미있는 투자수단들이 적지 않다. 당장 써먹지 않아도 이럴 때 한번쯤 관심을 가져두면 앞으로 보다 견고한 포트폴리오를 짜는 데 필요한 '내공'이 될 수 있다.

'대주거래'나 '리버스인덱스펀드', '풋 ELW(주식워런트증권)' 등은 주가가 하락하면 오히려 수익이 나는 '청개구리' 투자기법이나 상품들로 일반 투자자들이 비교적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대주거래 = 증시 안정을 이유로 1986년 중단됐던 대주거래가 최근 22년 만에 부활했다.

대주거래란 주가 하락을 예상 투자자가 주식를 빌려 미리 매도한 뒤 주가가 떨어지면 싼 값에 주식을 매수해 되갚음으로써 차익을 챙기는 투자기법이다.

예를 들어 현재 주가가 1만원인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7천원으로 떨어지면 다시 매수해서 빌린 주식을 갚아 3천원의 차익을 남기는 식이다.

대주거래를 하려면 증권사에 신용거래계좌만 개설하면 된다. 수수료가 없는 대신 빌린 주식을 매각한 대금를 포함해 대여주식 가치의 140%에 해당하는 담보를 맡겨야 한다.

1만원어치의 주식을 빌리려면 빌린 주식의 매각 대금 1만원 외에 4천원을 따라 담보로 계좌에 예치해둬야 한다.

증권금융이 증권사를 통해 제공하는 대주거래 서비스는 현재 굿모닝신한증권, 키움증권, 현대증권을 통해서만 제공받을 수 있지만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대주거래 대상은 거래량이 많고 신용도가 높은 우량주식 140여개 종목이며, 삼성전자, POSCO, SK텔레콤은 주가 변동폭이 작아 제외된 상태다.

대주거래는 기존 보유 주식을 처분하지 않고도 주가 하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는 헤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주가가 오를 경우 손실이 나기 때문에 반등장에서 혼자 배로 한숨짓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

◇ 리버스인덱스펀드 =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상품이 펀드에도 있다. 리버스인덱스펀드는 코스피지수 선물 및 옵션거래를 통해 주가지수가 내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 펀드는 최근 급락장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29일 현재 순자산총액 10억원 이상의 리버스인덱스펀드는 '하나UBS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K-1ClassC', '한국부자아빠엄브렐러리버스인덱스파생상품A-1', '푸르덴셜프리엄브렐러BEAR인덱스파생상품1', '마이베어마켓파생1Class e', '마이베어마켓파생1Class A' 등 5개로, 올 들어 수익률이 모두 14~15%대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14%인 것과 대조적이다. 3개월 수익률도 리버스인덱스펀드는 18~21%대인 반면 주식형펀드 평균은 -22%다.

리버스인덱스펀드는 최근 같은 폭락장의 소나기로 인한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헤지 수단으로 유용하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적으로는 증시의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력펀드로 삼기는 적합지 않다. 실제로 지난 해 코스피지수가 18% 오르면서 주식형펀드가 평균 30%의 수익률을 올리는 동안 리버스인덱스펀드는 12~17%대의 손실을 냈다.

◇ 풋 ELW = 최근처럼 증시의 단기 변동성이 커질 때 주목받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ELW가 있다.

일정 기간이 지난 후 약정된 가격으로 기초자산(코스피200지수, 코스피100 종목)을 사고 팔 수 있는 권리인 ELW는 특유의 레버리지 효과 때문에 기초자산 가격이 조금만 움직여도 서너 배 혹은 수십 배나 되는 변동폭을 나타낸다.

특히 급락장에서는 정해진 가격에 주식이나 주가지수를 팔 수 있는 '풋 ELW'가 종종 '대박'을 터트린다.

실제로 코스피2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풋 ELW인 '메리츠7066KOSPI200풋'의 경우 코스피지수가 장중 100포인트나 떨어지는 폭락장이 연출됐던 지난 22일 119% 급등했으며, 코스피지수가 장중 70포인트 이상 급락한 28일에도 100% 이상 뛰어올랐다.

메리츠7066KOSPI200풋은 만기일은 3월17일이고 행사가격이 202.50이다. 따라서 코스피200지수가 만기일 행사가격인 202.50 이하로 떨어질 경우 권리행사가 가능하고 수익도 발생한다. 만약 29일 현재 208.80을 기록 중인 코스피200지수가 195까지 하락한다고 가정하면 투자자는 (202.5-195)*100=750원의 이익을 남길 수 있다. 메리츠7066KOSPI200풋의 현재 거래 가격은 660원이다.

하지만 코스피200지수가 만기일까지 행사가격 위에 머물 경우 권리행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자액 전부를 날리게 된다.

선물.옵션도 비슷한 기능을 하지만 계좌를 트는 데만 1천500만원의 증거금이 들어가는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다.

반면 ELW는 증거금 없이 일반 주식처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쉽게 거래가 가능하다.

풋 ELW 역시 하락장에서 손실을 방어할 수 있는 유용한 헤지 수단이 될 수 있지만 투자 위험도 매우 크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할 필요가 있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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