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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코스피 전망 서브프라임 ‘부실 확대’ 여부 까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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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손실규모 클 경우 투자심리 악화
1500~1700선 전망속 세계경제 영향 불가피
롤러코스터가 따로 없다. 1600선 아래로 추락했던 코스피지수가 하루 만에 급반등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5.62(2.24%) 급등한 1624.68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의 하락 소식에 내림세로 출발했지만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투자가들의 뭉칫돈이 유입되면서 상승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안심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한다. 기관의 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가 불확실한데다 2월 주식시장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은 탓이다.
일부에서는 최근 한 달 사이 주가 하락 폭을 짚어볼 때 주가가 이제는 ‘바닥’을 친 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내놓는다. 1월 코스피지수의 월별 하락률은 -14.36%로, 2000년 10월의 -16.1% 이후 가장 크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숨겨진 지뢰가 여기저기 남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우선,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로 인한 선진국 금융기관들의 부실 규모가 더 커질지 여부가 문제로 남았다. 최근 미국의 주가하락이 향후 기업의 이익 감소분을 상당 부분 반영했지만, 부실 대출로 인한 금융기관의 대손상각 규모가 예상보다 커지거나 미국 금융회사들의 부실이 유럽과 아시아로 전염되는 것이 확인될 경우 추가 하락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홍순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2월14일부터 시작되는 비엔피(BNP)파리바 등 대형 유럽 금융기관들의 실적 발표는 또 한 번의 고비가 될 것”이라며 “이들이 입은 손실 규모가 예상을 웃돌 경우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경제는 현재까지는 양호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2월 국내 증시의 반등에는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기후퇴가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강문성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영업이익 증가율과 순이익 증가율은 각각 12.3%, 11.6%로 지난해보다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데다 세계 경제의 급격한 둔화가 현실화할 경우 국내 기업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2월 코스피지수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략 1500대 중반에서 1700대 중반 사이를 오락가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전망치로만 보면 1월 최저치가 1589.06인 점을 고려할 때 ‘바닥’이 멀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본격적인 반등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단행한 0.5%포인트의 금리인하도 당장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경기지표들을 통해 확인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유럽 각국과 중앙은행들이 재정 및 금리정책을 내놓을 경우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세를 찾을 가능성은 있다.
김성주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속한 정책 개입과 함께 전세계가 공동 보조를 맞추는 모습은 투자자들의 공포심리를 덜어줄 수 있다”며 “미국 시장이 안정된다면 2월 중 외국인의 매도 압력이 줄어들고, 우리 시장도 어느 정도 반등을 보일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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