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2.17 21:34 수정 : 2008.02.17 21:34

외국인 대차거래 추이

조선주 목표가 ‘반토막’ 하향 고의성 있었나
자료 모으며 모니터링 착수

금융감독원이 최근 들어 외국계 증권사가 조선업종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잇달아 발표한 것과 지난달 대차거래가 급증했던 사실 사이에 관련이 있다는 혐의를 잡고 관련 자료를 수집하는 등 대차거래에 대한 집중 모니터링에 착수한 것으로 17일 확인됐다. 대차거래는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 기법 중 하나로, 외국계 증권사가 대차거래를 돕기 위해 고의적으로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냈는지가 이번 모니터링의 초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날 “시장에서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이 터무니없이 조선업종에 대한 목표 주가를 낮췄고, 이는 외국인이 주도하고 있는 대차거래를 지원하기 위한 조처였다는 의혹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다”며 “이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만 삭스 목표 주가 조정 현황
이와 관련해 금감원은 지난 14일 대차거래를 중개하고 있는 증권예탁결제원과 한국증권금융, 증권업협회로부터 관련 자료를 넘겨 받았다. 증권예탁결제원 관계자는 “금감원의 요청이 있어 최근 몇 달간 대차거래 현황 등 세부 내역을 담은 자료를 넘겼다”며 “시장에 일고 있는 불공정거래 의혹과 관련된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금감원이 집중적인 모니터링에 나서게 된 배경은 지난달 말과 이달 초 골드만삭스, 맥커리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가 잇달아 조선업종 목표주가 하향 보고서를 발표한 것이 계기가 됐다. 한 예로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 보고서에선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에스티엑스조선, 삼성중공업의 목표주가를 각각 61만원, 48만원, 9만4천원, 5만4천원으로 제시했으나, 지난 5일 발표한 보고서에선 이들 회사에 대한 목표주가를 각각 38만6천원, 27만2천원, 3만4400원, 3만8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말 맥커리증권, 모건스탠리 등도 목표주가를 낮추거나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매도로 변경했다.

이들 증권사들은 신규 수주 물량이나 조선업종 주가 추이 선행 지표인 벌크선 운임 지수가 떨어졌다는 것을 목표주가 조정의 이유로 제시했지만, 국내 증권사 전문가를 비롯한 시장에선 터무니없는 목표주가 조정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름을 밝히지 말 것을 요청한 국내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조선업종이 다소 고평가 된 측면이 있지만, 목표주가를 반토막이나 낮출 수준은 아니다”라며 “시장에선 대차거래 지원설이 파다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로 문제의 보고서가 잇따라 발표되기 전인 1월 중순 경엔 외국인들의 대차거래가 집중됐다. 증권예탁결제원의 외국인 대차거래 월별 동향 자료를 보면, 지난 11월과 12월엔 대차거래 체결금액이 각각 6조2천억원과 5조3천억원이었으나, 지난달엔 두 배 가량 증가한 10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체결 수량 역시 11월과 12월엔 각각 1조3692만주와 1조2356만주였으나, 지난달엔 2조4522만주로 크게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증권사 주식 전망 보고서와 대차거래 간의 부당한 인과관계가 드러나면, 일종의 불공정거래에 해당돼 관련자들에 대한 조처는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 대차거래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의 주식을 빌려 판 다음에 주가가 떨어지면 이를 다시 사들인 뒤 갚는 방식으로 떨어진 주가 만큼의 수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비슷한 의미의 대주거래는 기관이 개인에게 빌려주는 거래이지만 대차거래는 기관 간의 주식 거래를 의미한다는 점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두 거래 모두 주가가 떨어져야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은 같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