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2.18 19:27
수정 : 2008.02.18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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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증시 향방, ‘미 경제지표’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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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다우존스 급등락 배경엔 고용 및 소비지표가
이달말 주택경기지표 발표는 ‘침체 폭·기간’ 변수
찻잔 속 태풍에 머물 것 같았던 미국 금융시장 위기가 실물경기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전세계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미국의 각종 경제지표 발표에 따라 세계 증시도 계속 요동치고 있다. 최근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지표는 무엇이며, 앞으로 어떤 지표를 더 주목해야 할지를 살펴봤다.
■ 미국 소비지표의 파장=증시 전문가들은 지난 몇달 간 주식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소비지표를 들었다. 소비는 미국 경제의 3분 2를 차지하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지표는 앞으로의 소비여력을 가늠할 수 있는 대표적 지표로 평가받는다. 실제 지난 1월초 발표된 고용지표는 비농업 부문 취업자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다우지수를 1.96%나 급락시켰다.
홍순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12월 고용지표 결과가 예상치를 밑도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금융 당국이 큰 폭으로 금리인하를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경기에 대한 신뢰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고용지표의 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소매판매와 소비자 기대지수 등도 대표적인 소비지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다우존스지수를 1.45% 끌어올린 것은 예상치를 웃돈 1월 소매판매 지표였다. 소비가 어느 정도 건재한 것이 아니냐는 희망을 줬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주말 발표된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는 69.6으로 전월 대비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1992년 이후 최저치다.
이석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발표된 1월 소매판매 전망보다 좋게는 나왔지만 이는 단발적인 호재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소비지표와 같은 거시 경제지표는 추세적 경향을 봐야하는데, 당분간 큰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식시장은 소비지표 악화로 힘든 시기를 겪게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 미국 주택지표 주목=전문가들은 앞으로 주목해서 볼 경제지표로 주택경기지표를 꼽았다. 미국 경기침체가 주택경기 악화에서 시작된 만큼, 그 폭과 기간을 예상할 수 있는 것도 다름아닌 주택경기지표이기 때문이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한동안 주택경기지표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모두 예상하고 있지만, 발표 수치가 예상치를 밑돌 경우 언제든 다시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면서 “하지만 주택 경기 악화의 속도가 느려지기만 해도 투자심리는 어느 정도 진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미국주택협회에서 발표한 주택시장 신뢰지수는 11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지난 1월 말에 미미한 반등세를 보였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몇 달간 주택경기관련 지표가 급락하면서, 이제 주택경기가 바닥에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들이 서서히 나오고 있다”면서 “당장 회복 단계로 접어든 것은 아니지만, 더이상 급락은 없으며 점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주 이후에도 굵직한 주택경기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다. 현지시각 기준으로 20일에는 향후 주택경기 동향을 알 수 있는 미국주택협회(NAHB)의 주택시장 신뢰지수와 1월 신축주택착공 건수이 발표되며, 25일과 27일에는 주택경기의 현황을 파악할 수 있는 1월 기존주택 판매와 신규주택 판매 현황이 나온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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