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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지폐 이것이 궁금하다
5천원권은 적황색, 1천원권은 청색으로 지난해부터 논란이 돼온 새 지폐 발행계획이 결국 크기와 색깔만 일부 바꾸는 것으로 결론났다. 애초 한국은행이 원했던 화폐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 예:1만원→1천원)이나 10만원짜리 고액권 발행은 경제에 미칠 충격을 우려한 재정경제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10만원권 발행 유보 ■ 어정쩡한 타협=애초 한은은 새 화폐 발행을 추진하면서 인물까지 한꺼번에 바꾸자는 주장을 펴왔다. 어차피 위조를 막을 목적으로 지폐 교체를 추진한다면 비용절감을 위해서라도 이참에 화폐단위 변경, 고액권 발행을 포함해 인물 변경까지 한꺼번에 추진하자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재경부는 경제가 어려운 마당에 화폐단위 변경이나 고액권 발행은 국민 경제에 부담과 혼란을 야기할 우려가 크다는 이유로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 또 인물 변경도 재경부의 반대로 배제됐다. 현재 지폐 인물은 세종대왕·이이·이황인데, 모두 이씨 남성들이다. 이에 따라 신사임당 등 여성을 포함한 다른 인물로 교체할 때가 됐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돼 왔다. 또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광개토대왕, 김구, 독도 등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거센 편이다. 그러나 재경부는 “각계의 의견을 취합하고 동의를 끌어내려면 3~5년도 부족하고, 독도나 광개토대왕 등은 외교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민감한 사안”이라고 배제 이유를 설명했다. ■ 위폐방지 제대로 될까=현행 화폐가 지난 83년 기본 골격이 확정된 뒤 20여년 동안 한번도 문양 등이 바뀌지 않은 점 때문에 위조를 막는 데 한계에 이르렀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그러나 이번에 추가되는 위폐방지 장치는 이미 외국에서는 오래 전에 채택해 조직적인 위폐범들에게 노출된 기술들이어서 위폐를 막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한 위폐 전문가는 “홀로그램 등 이번에 추가되는 위조방지 기술도 컬러복사기 등을 이용한 조잡한 수준의 복제를 막자는 것이며 완벽한 위조방지 효과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중국 등에서는 이미 각국 화폐에 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딱지형 홀로그램이 등장해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한은은 옛날 화폐가 들어오는 대로 바로바로 폐기 처분하는 방식으로 새 화폐로 점차 바꿔갈 예정이라지만, 옛날 화폐도 영구적으로 병행 사용하게 해 위조 방지 효과가 제대로 살려질지도 의문이다. 이 때문에 굳이 수천억원의 돈을 들여 단지 위폐 방지를 위해 새 돈을 만들 필요가 있겠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새 인물과 문양을 추가해야 한다는 국민들의 요구가 많고, 한은의 주장대로 화폐 단위가 커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점(상거래 및 경제 통계의 혼란, 경제수준 저평가)이 여전한 점에 비추어,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이왕 바꿀 바에는 동시에 바꿨어야 한다는 것이다. ■ 새 지폐 어떻게 바뀌나=지폐의 가로·세로가 각각 13㎜, 7㎜가 줄어들면 1만원짜리 지폐는 가로가 미국 달러화보다 8㎜ 작고, 세로는 3㎜ 큰 형태가 된다. 현재 1만원짜리 크기는 달러화보다 가로·세로가 각각 5㎜, 10㎜ 크다. 또 이는 한은이 조사한 세계 각국 지폐의 평균 크기(가로 148㎜, 세로 70.5㎜)보다도 각각 13㎜, 5.5㎜가 큰 형태다.
또 5천원권과 1천원권은 색상이 비슷해 밤에 구분이 어렵다는 지적에 따라 5천원권은 현행 황갈색에서 적황색으로, 1천원권은 자색에서 청색으로 바뀐다. 함석진 기자 sjh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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