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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3.07 10:50 수정 : 2008.03.07 10:50

원화 가치가 엔화는 물론 달러화에 대해서도 초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의 여파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이 속속 자금을 빼내 가는 데다 고유가의 여파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환율 정책에서 매파로 간주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차관이 최근 새 정부의 경제정책을 총괄 지휘하는 수장에 임명되면서 원화의 `나 홀로' 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환율 급등으로 수출업체들의 주름살은 펴질 것으로 보이지만 수입품의 가격 상승에 따른 물가 상승 압력은 한층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원.달러 950원선 육박..원.엔 2년4개월만에 910원대 =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오전 10시25분 현재 전날보다 7.60원 급등한 957.20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달 29일 이후 6거래일간 20.70원 급등한 것으로 현 수준으로 마감할 경우 2006년 10월24일 958.50원 이후 1년4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게 된다.

원화는 유로화는 물론 일본 엔화와 중국 위안화 등 아시아 통화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원.엔 환율은 이날 100엔당 930원대로 상승하면서 2005년 9월12일 2년6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원화 가치가 세계적으로 약세 통화인 달러화에 대해서 조차 약세를 보이는 것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위험자산 기피 심리가 강해진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하면서 달러화 수요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 들어 증시에서 외국인은 11조6천억원(미화 약 123억달러)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고유가 여파로 지난 달 무역수지가 8억8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3개월 연속 적자를 지속한 점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2002년 이후 이어진 원화의 초강세 기조가 과도했다는 인식도 원화의 약세에 일조하고 있다.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홍승모 과장은 "아시아 통화 중에서도 원화와 인도 루피화가 최근 신용경색 현상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작년 하반기부터 증시에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달러화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 원화 약세 지속 전망..네자리 복귀는 의문시 =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원화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년간 지속된 무역수지 흑자 기조가 흔들리고 있는 데다 세계적 신용경색 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새 정부의 환율 정책을 총괄할 기획재정부 수장에 환율 상승을 선호하는 강만수 장관과 최중경 차관이 선임된 점도 환율 하락을 제한할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이나 원.엔 환율 모두 네 자리로 급등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환율 급등이 수입품 가격 상승을 통해 물가 불안을 심화시킬 수 있어 정책당국 역시 원화의 약세를 마냥 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도 "원화와 인도 루피화가 외화자금 조달 시장의 왜곡 등으로 다른 아시아 통화에 비해 신용경색 현상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진정되는 올해 3.4분기까지는 원화 강세 국면이 형성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그러나 원.달러 환율은 980~1천원선이 강력한 저항선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네자릿수로 복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인의 주식배당금 역송금이 줄어들면 환율의 급등세도 조만간 진정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원화 가치가 아시아 통화들과 탈동조화돼 있기는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 7~8원씩 급등하는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800원대 복귀는 어렵겠지만 하반기에는 환율이 현 수준보다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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