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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안화와 외환보유고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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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수출 위축…중간재 파는 한국기업 타격 위안-달러 환율의 6위안대 진입은 이미 예고된 일이었다. 누적된 경상수지 흑자로 중국의 외환보유고가 넘치는데다 달러화 가치가 연일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급등하는 물가를 잡기 위해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강세를 용인한다는 방침이어서 이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위안화 추가 절상 불가피=중국 정부는 위안화를 미 달러화에 연동시키는 고정환율제(페그제)를 2005년 7월 폐지한 뒤 달러, 엔, 유로화 등 여러 통화와 연계시켜 관리하는 ‘바스켓제’를 채택해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위안화는 페그제 폐지 당시 1달러당 8.28위안에서 꾸준히 절상돼 왔다. 위안화는 지난해에만 7%, 올해 들어서는 4.2%나 절상됐다. 경상수지 흑자가 한 해 2천억~3천억달러씩 쌓이면서 절상 압력이 계속 있었다. 올해 들어 이뤄진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중국의 인플레이션에서 비롯된 바 컸다. 그동안 여러차례에 걸친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보다 8.7%나 상승하면서 중국은 물가 잡기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금리인상을 통해 물가인상을 막기엔 부담이 크기 때문에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는 방법을 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위안화의 추가 절상은 앞으로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위안화 추가 절상을 노린 국제 투자자본이 밀려들 조짐이어서 예상보다 큰 폭의 절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중국 경제전문가들은 올해 10% 이상의 절상을 예상하고 있다. 이럴 경우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3위안 안팎까지 떨어지게 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8일 “위안화는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절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경제 수출전선 기우뚱=위안화 가치가 올라가면 중국 기업들의 가격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미국 금융위기가 본격적인 실물경제 침체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어 중국의 대외수출은 더욱 위축될 수 있다. 물가상승으로 중국 기업 노동자들의 임금이 크게 오르고 있어 중국 수출기업들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이들에게 중간재나 부품을 수출하는 한국 기업들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게 된다. 철강·기계·화학·전자 등의 업종이 대표적이다. 지난 몇해 동안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수출 산업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에서 한국으로 들여오는 수입물품 가격은 오르게 된다. 급등 조짐을 보이는 물가에 한 번 더 기름을 붓는 결과가 될 수 있다. 일반 시민들은 대부분의 생활필수품을 중국산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격이 약간 오른다고 수입처를 바꿀 수 있는 처지가 아니다. 그만큼 물가상승 압박이 더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신용상 거시경제연구팀장은 “위안화 강세는 수출 위축과 수입물가 상승 등 한국에 득보다 실이 많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유강문 특파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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