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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주 판단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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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 상관관계 높은 기업 재무지표 꼼꼼히 살펴야
순이익 증가 상위40%, 하위기업 보다 수익률 8%↑
‘오르지만 왠지 불안하다.’
주식시장이 오름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3월 중순부터였다. 코스피지수는 3월17일 1574.44에서 지난 2일 1848.27까지 17.4%나 반등했다. 증권사들은 앞다퉈 5월 안에 19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증시는 여전히 불안한 상태다. “미국 경기침체가 예상보다 길고 깊을 것”이라는 워런 버핏의 전망을 들지 않더라도, 미국 경제 지표는 여전히 불안한 상황을 담고 있고, 국내 경기 둔화 조짐 또한 뚜렷하다. 더구나 물가 불안은 더욱 심각하고, 증시의 수급도 좋지 않다.
이렇게 시장이 불안할 수록 공격적 투자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 투자’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원칙 투자의 정석은 최악의 경기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1등 기업’에 투자하기다. 이선엽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주식형 펀드 유입 자금이 줄고 환매가 늘어나면서 증시의 자금 사정은 악화되고 있다”며 “시장에 돈이 부족할 수록 경쟁력이 있는 1등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거센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을 ‘뿌리 깊은’ 우량한 기업을 골라내는 기준은 뭘까? 우량주에 대한 모호한 기준이 범람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 중에서도 주가와 연관성이 깊은 것들을 제대로 읽어내는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우량주를 뽑아내는 기준으로는 성장성, 수익성, 활동성, 안정성, 생산성 등 5개 분야가 꼽힌다. 이들 분야에서 모두 양호한 지표를 보여주는 기업을 우량주라고 할 수 있다.
엔에이치투자증권이 우량기업의 핵심 재무 관련 지표로 선정한 10개 지표를 바탕으로 분석한 결과, 예외적으로 소형주가 급등했던 2005년을 제외하면 2001년부터 6년 간 기업들의 주가 수익률은 핵심 재무지표 성적 상위 40% 기업이 하위 40% 기업에 견줘 훨씬 뛰어난 수익률을 보였다.
엔에이치투자증권은 기업의 성장성 지표로 매출액증가율과 순이익증가율을 꼽았다. 매출액증가율은 기업의 외형 성장을, 순이익증가율은 기업의 실질적 이익의 성장을 대표하는 지표다. 특히 순이익증가율이 상위 40%에 속하는 기업은 하위 40%에 속하는 기업에 견줘 조사기간 동안 평균수익률이 8%나 앞섰다. 기업의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는 자기자본회전율과 매출채권회전율이 선정됐는데, 그 중에서도 순매출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누어 자기 자본의 활용도를 측정하는 자기자본회전율은 상하위 그룹의 연평균 수익률 차이가 6% 가까이 됐다.
재무지표 중 주가와 상관 관계가 가장 높은 것은 영업활동으로 얻어진 1주당 자금의 양을 나타내는 주당영업활동현금흐름이었다. 이 지표는 기업의 부채상환, 설비의 확장 및 대체를 위한 자금조달능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이용된다. 조사기간 동안 이 지표 기준으로 하위 40% 그룹이 연평균 17.9%의 수익을 내는 동안 상위 40%의 그룹은 무려 연평균 25.2%의 수익을 올렸다.
박선오 엔에이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재무 지표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이들 정보는 공개된 자료로 증권사 홈페이지 등 온라인에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자료”라며 “우량 기업 투자를 원한다면 스스로 이들 기업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우량성 판단 시점은 12월 결산 재무 데이터를 완전히 제공받을 수 있는 4월말 이후가 적합하다.
윤은숙 기자 su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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