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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05 22:42 수정 : 2008.05.05 22:42

미국의 소비동향

이종우의 흐름읽기

‘서브프라임’ 여파 벗어나 경기안정 추구
높은 실업률·낮은 저축률 등이 ‘걸림돌’

서브프라임으로 시작된 미국의 신용 경색이 해소되면 경제의 모든 불안이 사라질까?

결론부터 보면 서브프라임이 미국의 실물경제에 여전히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더 이상 금융시장을 압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주식시장의 속성상 어떤 사안이 정점을 지날 경우 급격히 힘을 잃어 버리는 것이 일반적인데 서브프라임도 이 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종우의 흐름읽기
그렇다 해도 시장이 모든 악재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 선진국 특히 미국 경제는 지난 5년 간 호황 국면을 지속한 여파로 경제 전반에 피로가 누적된 상태다. 이런 부담 때문에 설령 지난해 중반 이후 서브프라임 문제가 엄습하지 않았다 해도 경기가 둔화될 가능성이 높았다. 일본이나 유럽연합(EU)도 마찬가지다. 일본의 경기 회복이 워낙 미미해 체감하기 힘들지만, 일본은 공식적으로 전후 최장의 경기 활성화 국면을 지속해 왔다. 유럽연합의 경우 2000년대 중반 이후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던 생산성 증가가 한계에 부딪쳤다. 결국 현재는 신용불안이 아니더라도 선진국 경제 전체가 어느 정도 쉬어갈 때가 됐다고 볼 수 있다.

주식시장이 단순 반등을 넘어 탄탄한 상승세를 계속해 나가려면 경기 안정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선진국 특히 미국의 소비가 언제쯤 늘어나 경제가 제 궤도를 찾아갈 것인가를 추론해 보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74%다. 소비가 늘어나기 위해서는 소득이 늘든지, 축적된 금융자산인 저축이 많든지, 아니면 자산 가격이라도 높아져야 하는데, 문제는 이 모두가 녹록치 않다는 데 있다.

먼저 소득 부분을 보면 미국의 실업률이 상승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 된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인력 공급이 증가해 소득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인플레로 인해 실질소득마저 후퇴하고 있다. 과거 전례를 보면 미국 경기가 둔화되고 실업률이 높아질 경우 고용 불안이 2년 넘게 계속됐었다. 미국의 실업률이 4.2%를 바닥으로 높아지기 시작한 것이 1년 전이니까 아직 고용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저축 부분은 더 답답하다. 오랜 호황으로 미국 가계가 미래 소득을 당겨 써 버려 저축률이 0%에 머물고 있다. 모아 놓은 금융 자산으로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미국 가계는 별다른 여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볼 수 있다. 자산 가격은 지난해부터 부동산과 주식이 동시에 떨어져 힘이 되지 못한다.

미국의 소비가 지지부진해 경제는 낮은 성장에 머문다면, 시장은 시간이 지나면서 탄력을 잃게 될지 모른다. 서브프라임을 넘은 이후 시장이 전진을 해 코스피지수가 1800대 중반까지 올라왔다. 이제 신용불안으로 눌렸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았다고 생각되는데, 여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이 안정돼야 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잇단 금리 인하와 강력한 유동성 공급 정책이 뉴스 효과를 넘어 실물 부분을 바꾸는 힘으로 작용하는 순간, 그 때가 진정한 상승 추세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이종우 현대차IB증권 리서치센터장 jwlee@hmc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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