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연동 국채 내년 발행 |
원금·이자 분리상품도
국채의 원금과 이자를 분리해 별도의 상품으로 거래할 수 있는 ‘국채 스트립’ 제도가 내년에 도입된다. 이렇게 되면 국채 상품의 만기 구조가 다양해지고, ‘이자 채권’만 별도로 살 수도 있어 자금 여유가 있는 개인과 중소기업도 국채를 사기가 쉬워질 것으로 보인다. 또 원금과 이자를 물가에 연동시켜 물가상승에 따른 위험을 보전해주는 ‘물가 연동 국채’와 만기 10년을 넘는 초장기 국채 발행도 추진된다.
정부는 22일 서울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한덕수 경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국채시장 활성화 방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우선 현재 3년, 5년, 10년 등으로 제한된 국채의 만기 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내년에 발행되는 국채부터 스트립 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 예컨대 이자지급 기간이 매 6개월인 10년 만기 국채에 이 방식을 적용하면, 원금스트립채권(만기 10년) 1개와 만기 6개월짜리부터 10년짜리까지 20개의 이자스트립채권 등 모두 21개의 국채가 생성된다. 이렇게 되면 다양한 만기의 국채가 시장에 공급돼, 국채의 수요기반이 늘어나고 유통이 촉진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국채 스트립제가 도입되면 6개월 단위로 만기가 다양해질 뿐 아니라 원금을 떼낸 소액의 이자스트립 채권이 생성되기 때문에 개인이나 소규모 기업들의 국채 수요가 좀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또 내년부터 국채 원금과 이자를 물가에 연동시켜 장기투자 위험을 상쇄할 수 있는 물가 연동 국채의 발행을 추진하되, 시장 상황을 감안해 도입 시기를 조절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연기금과 보험사 등 자금을 장기 운용하는 기관의 입맞에 맞도록 국채 발행 물량 가운데 장기물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만기가 10년을 넘는 초장기 국채 발행도 내년 중 시장 여건을 봐가며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주식시장에 비해 현저히 낮은 채권시장의 외국인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해 미국 투자자들이 국내 국채선물에 직접 투자할 수 있도록 상반기 중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관련 규정 개정을 요청하기로 했다.조성곤 기자 csk@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