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5.12 22:32
수정 : 2008.05.12 22:32
예금금리 4~5%대
물가상승률과 엇비슷
소비자물가가 연 4%대를 넘어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은행 예금금리가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하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오고 있다. 실질금리는 명목 금리에서 이자소득세를 빼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것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는 1개월부터 1년까지 기간에 따라 3~5.8%에 이르고 있다. 1년 만기 정기적금 금리는 이보다 낮아 4.2~4.7%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신한은행 ‘탑스적립예금’ 금리는 연 4.7%며 국민은행의 케이비우대 정기적금은 4.2%다. 우리은행의 ‘비타민자유적금’과 ‘마이스타일 자유적금’도 기본금리가 각각 4.7%와 4.6%에 불과하다.
올해 초 한때 연 6%대 후반까지 상승했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도 대부분 연 5.5∼5.8%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3월중 금리 동향을 보더라도 정기예금 금리는 5.28%, 정기적금은 4.61%에 머물고 있다.
반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1%를 기록했으며, 이달 들어서도 원자재값 상승과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물가는 더 오르고 있다. 연 4.1%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한다 해도 15.4%의 이자소득세를 감안하면 연 4.85% 이상의 금리를 받아야 실질금리가 플러스가 된다. 정기적금 상당수가 실질금리 마이너스로, 정기예금은 1% 미만의 실질금리를 받고 있는 셈이다.
이달 들어서도 이미 물가가 많이 오른 상태여서 이 추세대로 간다면 정기예금까지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물가상승률 4.5%를 감안했을 경우 금리를 5.33% 가량 받아야 이자소득세를 내고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다.
여기에다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릴 경우 대부분의 정기예금의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5%에서 4.5%로 0.5%포인트 내릴 경우 정기예금 금리는 5.0~5.3%가 되지만 물가는 0.12% 가량 올라 4%대 중반으로 올라서게 된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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