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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5.29 18:48 수정 : 2008.05.29 18:48

한국 온 사와카미 아쓰토 ‘사와카미투신’ 사장

한국 온 사와카미 아쓰토 ‘사와카미투신’ 사장

‘일본 가치투자 대부’ 저평가된 기업 발굴
광고없이 9년만에 설정액 140배 불려

“펀드 판매 회사는 한마디로 굉장히 악질적입니다.”

일본에서 ‘가치투자의 대부’라고 불리는 사와카미 아쓰토(61·사진)는 극단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았다. 사와카미 아츠토 사장은 1996년 사와카미투신운용을 설립해 지금까지 ‘사와카미펀드’라는 단 하나의 펀드만을 설정해 운용하고 있다. 국제 금융회사에서 30여년 동안 일하던 사와카미 사장은 1999년 8월 480여명의 투자자와 16억엔(160억원)의 자금으로 펀드(사와카미펀드)를 설정해 출발했다. 이 펀드는 현재 2228억엔(2조2천여억원)으로 설정액이 불어났고, 개인투자자들은 12만여명에 이른다. 사와카미 사장이 지난 28일 한국투자자교육재단의 초청으로 한국에 들러 강연회를 열었다.

사와카미 사장은 운용사들이 판매에만 급급해 올바른 장기 투자 문화를 전파하지 못하는 현실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사와카미 펀드는 실제로 회사나 펀드를 따로 광고하지 않고 직접 판매하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펀드 하나만 출시되면 띄우기에 열을 올리는 국내 판매사나 운용사의 관행과는 정반대인 것이다. 광고 대신 그는 항상 장기 투자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강연을 다닌다. 주말이면 아무리 먼 곳도 마다하지 않고 강연을 다니는데, “투자자의 인식을 바꿔놓지 않으면 가치투자는 요원하다”는 지론 때문이다. 그는 또 ‘불납득의 원칙’을 내세웠다. 투자자들이 납득하기 힘들 때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와카미 사장은 “대부분의 펀드는 팔기 쉬울 때 설정을 한다”며 “그래야만 판매자들은 펀드를 많이 팔 수 있겠지만 투자자에게 꼭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좋은 수익을 가져다 주기 위해서는 시장이 나쁠 때 주식을 산다”며 “주식이 오를 때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의 판매사들이 운용사들에게 가하는 압력를 두고 ‘악질적’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서민의 자산형성을 돕는 펀드 운용’을 원칙으로 삼는 사와카미 사장은 유행 펀드를 내놓고 책임지지 않는 판매사에 불만이 많은 듯 보였다. 그는 “일본에서는 증권사가 인기있는 시장 관련 펀드를 만들라고 계열 운용회사에 압력을 넣는다”며 “운용사가 판매사의 인형이 되어버린 현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개인투자자들의 수익을 고려하지 않는 유행 펀드가 만들어지게 된다”고도 말했다.

강연 말미에 그는 엉뚱한 말을 꺼냈다. “조만간 (도쿄에서) 시골로 회사를 옮길 계획입니다.” 여의도만 벗어나도 정보가 늦는다는 한국 투자자들과 딴판인 모습이다. 그는 “가치투자를 위해서 내가 해야 할 일은 앞으로 큰 틀의 경제는 어떤 환경으로 바뀌어 갈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보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투자를 할 수 있는 동력, 저평가된 기업과 산업 분야를 발굴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사진 매일경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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