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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6.02 18:56 수정 : 2008.06.02 19:09

산업은행 민영화 전후

연말 산은지주 분리…한국개발펀드, 공적기능 수행
정부, 기은·우리금융 매각가능성… ‘메가뱅크’ 여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올해 12월 산은지주회사와 ‘한국개발펀드’(KDF)로 기업분할된다. 새로운 정책금융기관인 한국개발펀드는 현재 산업은행 크기의 반이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이며, 산업은행 민영화는 2012년 목표로 마무리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산업은행 지분 매각과 정책금융기관의 재편, 투자은행(IB) 육성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산업은행 민영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금융위는 이달 중에 산업은행법 개정안과 한국개발펀드(KDF·Korea Development Fund) 설립 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산은 민영화에 대해 △보다 비싸게 민간에 팔면서도 △정책금융기관을 재설계하고 △민영화된 산업은행이 국제적 투자은행으로 성장하도록 기회를 열어주는 것 등 세 가지를 핵심목표로 꼽았다.

이 방안을 보면, 지금의 산업은행은 오는 12월 4개의 자회사를 거느린 산은지주회사와 한국개발펀드로 쪼개진다. 이어 산은지주회사는 곧바로 지분 49%를 한국개발펀드에 현물출자하고, 이를 2010년까지 매각해 그 돈을 정책금융기관의 재원으로 쓰게 된다. 그리고 다음 정권 선거가 있는 2012년까지 나머지 지배지분(51%)을 매각해 민영화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지분 51%를 판 대금은 국고에 귀속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시장의 수요가 있다면 정부가 지분을 갖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묶어서 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른바 초대형은행(메가뱅크)이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는 민영화된 산은지주회사가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업무제한을 풀어주고 국내외 투자은행업무 전문가들을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산은 민영화 작업을 총지휘할 신임 산은 총재로 민유성(54) 리먼브라더스증권 서울지점 대표를 내정했다고 이날 공식적으로 밝혔다. 산업은행 총재 명칭은 은행장으로 바뀐다.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산업은행의 수장을 26년만에 민간 전문가로 임명하게 됐다”며 “산은 매각과 투자은행 전환 업무를 훌륭해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 새로운 정책금융기관 ‘한국개발펀드’ 이날 설립 계획이 처음 공개된 한국개발펀드는 외화조달 창구 및 위기 때 시장안전판 구실, 대북경협 등 산은의 공적 기능을 이어받게 된다. 처음엔 산은의 구조조정기업 등의 주식과 부채를 떠안아 ‘5조짜리 국책은행’으로 설립되며, 산은 지분 49%를 판 돈은 영업자금으로 쓰게 된다. 운영은 민영화 완결시점까지 산은에 위탁한다.

중소기업 정책금융은 새로운 방식을 따른다. 기존의 직접지원 방식과 달리 신용보강 및 유동화 등의 방식을 통해 간접적으로 돕는 ‘선진국형 지원’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개발펀드 쪽에서 대출 리스크의 일부를 떠안아 민간 금융회사 쪽에서 평상시에는 돈 빌려주지 않을 중간 신용등급의 기업들한테도 돈이 돌아가게 한다는 취지다. 민간 쪽에서도 돈이 들어가기에 대상 기업의 선정과 사후관리 업무에 민간 쪽 노하우를 적극 활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국개발펀드는 유럽의 정책금융기관인 ‘유럽투자펀드’(EIF)와 동일한 구조이다. 한편, 이와 별도로 신용보증기금 등 정부 재정이 들어가는 중소기업 지원 금융은 한국개발펀드와 무관하게 계속 유지된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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