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8.22 18:51
수정 : 2008.08.2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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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은행 주가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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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가 주식매수청구가격서 7천원 넘게 빠져
국민은 “4천원 넘게 차이땐 위험”…기관 설득나서
25일 주주총회에서 케이비(KB)금융지주 전환을 앞둔 국민은행 경영진에 비상이 걸렸다. 이달 들어 6만원대를 꾸준히 유지해 온 국민은행 주가가 지난 21일 갑자기 5만9500원 밑으로 떨어지더니 22일에는 5만5900원으로 급락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경우, 기존 주주들이 차익을 노리고 무더기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지난 4월30일 국민은행 이사회는 전체 주주 가운데 15% 이상(지분 기준)이 9월4일까지 주식매수청구를 실제 행사할 경우 주총에서 금융지주 전환건이 통과되더라도 이를 무효화하기로 의결한 바 있다. 국민은행 이사회가 당시 정한 주식매수청구 가격은 주당 6만3293원이다.
이달 초만 해도 국민은행 경영진은 “대부분의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존 보유 지분을 그대로 가져갈 것으로 보고 있다. 매수청구 가격과 주가 사이에 큰 차이가 나지 않기 때문에 주식매수 청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갑작스런 주가하락이 낙관적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있다. 김중회 케이비(KB)금융지주 사장 내정자는 “주식매수 청구 가격과 실제 주가가 4000원 넘게 차이가 나면 지주사 전환이 큰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다”며 “주가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며 주가 지지를 위해 주요 기관투자자들과 긴밀히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국민은행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가격인 6만3293원보다 4000원 이상 낮게 형성될 경우 상당수 개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들이 큰 시세 차익을 얻기 위해 주식매수 청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김 사장 내정자는 “전체 지분의 74%를 보유한 외국인 주주와 5.02%를 갖고 있는 국민연금 등이 지주전환을 찬성하고 있어 다음주 열리는 주총에서 ‘금융지주사 설립을 위한 포괄적 주식 이전 안건’의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는 주주들의 비율이 주식매수청구권의 실제 행사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케이비(KB) 금융지주 전환을 두고 갈등을 빚어온 국민은행 노사가 지난 21일 ‘지주회사와 은행 발전을 위한 노사공동협약’에 전격 동의해 국민은행 경영진의 또 다른 근심은 덜게 됐다. 노사는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고용보장 △은행경영 독립 △금융지주회사 우리사주조합 설립 △은행노조 교섭권의 지주사 대표 노조 효력 △지주사 전환 논의 위한 ‘노사공동태스크포스팀’구성 등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노조는 25일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 반대 투쟁도 취소하기로 했다. 유강현 노조위원장은 22일 “협약서가 100% 만족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주회사 전환 과정에서 우려했던 부분을 상당 부분 해소했고 보완장치를 마련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변상호 기자
byeon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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