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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08.26 19:41 수정 : 2008.08.26 19:41

회사원 아무개(34)씨의 가계자산 구조조정 사례

저축 늘리는 것보단 빚 줄이는 게 이득
“자산 처분 등 근본적인 고민 시작할 때”

흔들리는 서민경제 체질 바꾸자 /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이아무개(34)씨 부부는 겉 보기에 부족하지 않은 살림을 꾸려왔다. 맞벌이로 평균 월수입이 470만원에 이르렀고, 매달 적금으로 56만원을 붓고 있었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이 문제였다.

금리가 오르면서 이씨의 대출금 상환 부담이 점점 커졌다. 계속 견디기는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그는 재무상담을 거쳐 과감하게 ‘가계자산 구조조정’이라는 대공사를 벌였다. 이달 들어 적금 3개와 청약예금, 장기주택마련 펀드를 깼다. 보험도 줄였다. 이렇게 마련한 1200만원을 1%의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일부를 갚았다.

■ ‘빚테크’를 고민할 때 몇 년전만 해도 ‘빚내서 집 사라’는 조언은 재테크 서적의 1장에 단골로 등장했다. 그러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리 10%(고정금리 상품)까지 육박해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아파트 값 상승은 멈췄고 고금리로 가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빚을 관리하는 ‘빚테크’가 중요한 시점이 됐다고 입을 모은다. 통상 예금보다 대출 금리가 먼저 오르고 상승속도 또한 빠른 경우가 많아 저축을 늘리는 것보다 대출을 줄이는 게 이득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여윳돈이 생겨도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게 되면서 대출 원금 갚는 게 ‘확실한 돈벌이 수단’이 됐다.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마땅치 않은 상황이니, 빚테크는 대출원금을 갚는 데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여윳돈이 있으면 쉽겠지만 그럴 돈이 없으면 계획적인 소비지출(신용카드 사용 자제 등)과 자산 구조조정을 통해 빚 갚을 돈을 마련해야 한다. 자산 구조조정은 자신이 가진 펀드, 적금, 청약예금 등 자산에 대한 냉정한 평가에서 시작된다.

이씨의 경우, 청약예금 300만원은 나중에 집 크기를 늘려가는 데 쓸 것인데 지금 당장은 무용지물이다. 장기주택마련펀드와 저축은 소득공제를 위한 것이지만, 부채 이자만으로도 소득공제가 충분해 굳이 유지할 필요가 없다. 이와 별도로 무계획적인 저축과 보험도 형편에 맞게 조절해 상여금 없는 달에 80만원씩 적자가 나던 것을 35만원 적자로 줄였다.

■ 조심스럽게, 때로는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한다고 무조건 펀드와 적금을 깨야 한다는 건 아니다. 효용이 떨어지는 걸 줄이라는 것으로, 각각의 형편과 상황에 따라 내용은 많은 차이가 난다. 아직 여유가 남았다면 일반적으로 펀드는 수익률이 너무 떨어져 있으니 유지하는 쪽이 더 좋다. 또 중도상환 수수료를 두려워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장 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 모르는 상황에서 1~1.5% 수준의 수수료를 과감히 물고 원금을 갚아버리는 게 더 이득이다.


이처럼 자산 구조조정을 단행해도 빚은 남는다. 줄이고 버티는 데도 한계가 있다. 원리금 상환 능력이 절대 부족한 지경에 빠져 있다면, 집을 비롯한 자산의 처분 등 ‘근본적인 고민’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금융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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