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8.28 21:08
수정 : 2008.08.28 21:08
6월 순대외채권 27억달러
순대외채권이 지난 6월 말 현재 27억달러로 줄었다. 7월 이후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외화를 대거 내다판 것을 고려하면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이후 9년 만에 사실상 순채무국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6월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을 보면,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7억1천만달러로 지난 3월 말의 131억6천만달러에서 104억5천만달러나 줄었다. 이는 1999년 말의 68억달러 순채무 상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순대외채권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말에 마이너스 68억달러였으나 2000년 플러스로 전환했고, 2005년 말에는 1207억달러까지 늘었다. 그러나 2006년 말 1066억달러, 지난해 말 355억달러로 감소한 데 이어 6월 말에는 거의 바닥을 드러냈다.
외환당국이 이후 원-달러 환율 안정을 위해 보유 달러를 내다팔면서 외환보유액은 6월 말 2581억달러에서 7월 말 2475억달러로 감소했다. 대외채권에 속하는 외환보유액이 한 달 만에 106억달러나 감소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달부터 사실상 순채무국으로 전환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만기 1년 미만의 유동외채가 3월 말 2161억달러에서 2223억달러로 62억달러 증가해, 외환보유액 대비 유동외채 비율은 81.8%에서 86.1%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유동외채를 넘는 여유 외환보유액이 252억달로 줄어들었다. 환율 안정을 위한 가용 실탄이 그만큼 줄어든 셈이다.
한국은행은 대외채무 가운데 실질적으로 상환 부담이 없는 선박수출 선수금 500억달러와 환헤지용 외화차입 930억달러가 포함돼 있어 대외지급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외 채권·채무에 잡히지 않는 외국인 주식투자 자금이 2411억달러에 이르러 이 자금이 빠져나갈 경우 대외채무는 언제라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광고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