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09 17:30
수정 : 2008.09.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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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먼저 갚아라! 여윳돈은 예금ㆍ펀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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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재테크] 금융불안기, 서민재테크 3계명
전문가들이 권하는 자산운용 전략
돈이 많은 사람들이나 적은 사람들이나 모두 재테크로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물가와 대출금리, 급등락을 거듭하는 주가와 환율은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일마저 포기하고 싶게 만든다. 한때는 돈을 빌려서라도 부동산이나 펀드에 묻어두면 돈을 불리기도 했지만, 모두 좋은 시절 이야기다.
그나마 보유 자산이 어느 정도 높은 고소득자는 낫다. 조금만 시간을 내면 은행이나 증권사들의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서비스에서 소외받는 저소득 계층이다. 투자 전략을 다룬 언론 기사를 꼼꼼히 챙겨도 보고, 인터넷 재테크 카페에서 유용한 정보를 찾기 위해 수없이 마우스를 클릭해 보지만, 어딘가 허전하다. 전문가들은 일확천금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기본에 충실한 자산 운용이 가장 필요한 재테크 전략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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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채가 있다면 상환 먼저 한때 부채도 자산이라며 빚을 권장하던 때가 있었다.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던 1년여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은행 창구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얘기였다. 가계 부채가 700조원에 육박하는데다, 그중 절반 정도가 주택담보대출인 점을 고려하면 우리 사회는 분명 빚 권하는 사회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다.
전문가들은 빚이 있다면 서둘러 갚는 게 오히려 최선의 재테크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미국의 부동산 거품이 터져 우리 경제는 물론 전세계 경제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금리가 뛰어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근 2년 사이 대출 금리가 2%포인트 가량 올랐으니, 1억원을 빌려 집을 산 대출자라면 월 이자 부담만 16만원 더 늘어난 셈이다. 결국 금리 상승기엔 대출금을 얼른 갚아버리는 게 이자 상환 부담을 줄이는 지름길이다.
중도상환 수수료가 생각보다 크다면 차선으로 대출을 해준 은행과 금리협상을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주거래은행으로 설정하거나 꼭 필요한 금융상품을 해당 은행에서 가입하는 것을 조건으로 금리를 깎아달라고 요청하면 0.5%포인트 안팎까지 할인받을 여지가 있다.
재무 컨설팅 회사인 에듀머니의 엄성복 컨설팅본부 팀장은 “금리가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는 최대한 소비를 줄여 중도 수수료를 물더라도 부채를 상환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3~4개월치 생활비만 현금으로 확보해 놓고 대출을 빨리 상환해야 가계가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고금리 확정상품 금융시장 불안기엔 고금리 확정 상품을 노려야 한다. 실제 수익률도 여타 상품에 견줘 가장 월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 자산관리센터가 올해 초부터 지난 8월 말까지 주요 부문별 금융상품의 수익률을 조사한 결과, 은행 예금 같은 확정금리 상품이나 지난해 들어 급성장한 자산관리계좌(CMA)와 같은 단기 금융상품 수익률이 연 4% 수준으로 가장 높았다. 고수익을 추구한다던 주식 관련 상품은 국내외 증시 불안으로 마이너스 20% 안팎의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물론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에 가까운 만큼 실질금리로 따지면 은행 예금 상품도 마이너스 수익률이다. 그러나 좌절하지 말자. 과거 봉급생활자들이 낮은 금리로 예치하던 돈을 재원 삼아 높은 금리로 대출해 이익을 챙겼던 시중 은행들이 요즘 들어 자금난을 겪으면서 앞다퉈 연 6% 후반대 고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들이 내놓은 연 7% 초반 수준의 예적금 상품도 눈여겨보자.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천만원 이하까지는 원리금이 보장된다. 오성진 현대증권 자산관리센터장은 “금융시장 불안기엔 투자자산의 위험이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리스크 관리에 자신이 없다면, 뭐니뭐니해도 일정한 수익을 보장하는 이자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 돌아보자 적립식 펀드 재테크의 기본 중 하나는 바로 분산투자다. 그러나 소득이 적은 가계일수록 이른바 ‘몰빵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 분산 투자를 생각할 만큼 보유하고 있는 현금 자산이 크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고액 자산가들이 국내외 주식과 은행예금, 부동산 등 다양한 상품으로 분산투자를 해 금융시장 변동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는 것과는 크게 다른 모습니다. 이창환 굿모닝신한증권 자산관리부 과장은 “분산투자는 자산의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필요한 자세”라고 말한다.
금융상품 중엔 자동적으로 분산투자가 돼 있는 것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인덱스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들 수 있다. 이들 상품은 주식 시장에 상장된 종목들을 이미 정해진 비율로 분산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는 수수료 부담도 거의 없고, 언제든지 환매(현금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해를 거듭할수록 급성장하고 있다.
공성률 국민은행 금융상담센터 재테크팀장은 “현재 투자자산 가격은 상당히 낮아져 가격 메리트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일시에 투자하지 않고 투자자산의 분할 매입을 통해 매입단가를 낮추는 효과가 있는 적립식 펀드 상품을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 팀장은 “적립식 펀드를 중장기적으로 꾸준히 투자한다면 기대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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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 되는 ‘환테크’ 몇가지
인터넷뱅킹 환전 수수료 할인 외화 공동구매·예금도 유용
원-달러 환율이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9월 들어 1150원선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았다가 국내외 환경 변화에 따라 하루에도 달러당 수십원씩 급락하는 등 혼란스런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환율 급등락 현상을, 글로벌 경기 둔화 등 세계경제에 구조적으로 깔린 악재에다 외환당국의 서툰 시장 개입에 따른 후유증으로 풀이한다.
급등락 배경과 원인이야 어찌됐든 환율 변동성에 울고 웃는 이들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외국에 유학 중인 자녀에게 돈을 보내야 하는 학부모나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해외여행족 등 일반 개인들은 선물환 거래 등 환헤지를 할 수 없어 환율 급등에 따른 고통은 더 크다.
일반 개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테크 전략을 들자면, 먼저 환전 수수료를 줄이는 일이다. 인터넷뱅킹을 통해 환전을 하면 수수료를 최대 7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외환은행은 최대 70%, 우리은행 60%,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50% 정도씩 수수료를 깎아준다.
은행들은 환전 수요가 몰리는 여름철 등 특정 기간마다 수수료 할인 행사를 하는 만큼 이를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 환전은 인터넷을 통해 환전을 예약하고 결제를 한 뒤, 원하는 날짜에 영업점에서 외화를 찾으면 된다.
공동구매도 한 방법이다. 기업은행 인터넷뱅킹의 ‘공동환전 코너’에서 외화를 공동 구매하면, 수수료를 최고 6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매달 두 번(1~15일, 16일~말일)에 걸쳐 은행 전체의 환전 실적이 10만달러를 넘으면 공동구매를 한 고객에 한해 추가로 수수료 15%를 할인해주기도 한다. 우리은행도 공동구매 인원이 50명을 넘으면 최대 70%까지, 외환은행도 자사가 운영하는 ‘환전클럽’을 통해 환전하면 최대 70%까지 수수료를 깎아준다.
외화예금도 일반인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테크 상품이다. 외화를 조금씩 분할 매수하면 환율 급변동에 따른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정기적으로 외국에 있는 자녀에게 목돈을 보내는 부모에겐 매우 유용하다. 외화로 예금이 되기 때문에 환율이 싸다고 생각할 때 분할 매수해 놓으면 환율이 올라도 송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경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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