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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이후 재테크 전략은 |
`9월 위기설' 등 국내 금융시장을 뒤흔든 악재가 잦아들었지만 투자자들의 시계(視界)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국내외 경기둔화와 글로벌 신용경색 등의 여파로 국내 증시에 낀 먹구름은 한가위 이후에도 쉽게 걷히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특판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되, 적립식 펀드의 경우 저가 매수의 기회인 만큼 환매보다는 꾸준히 적립할 것을 권했다.
16일 연합뉴스가 국민, 신한, 우리, 하나은행 등 주요 4대 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 각각 2명씩 총 8명에게 추석 이후 재테크 전략을 설문 조사한 결과다.
◇ 연말까지 증시 변동성 클 듯
대부분 PB들은 증시가 연말까지 1,400∼1,700포인트 선에서 등락하며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신한은행 PB고객부 박주한 주식 팀장은 "경기둔화, 외국인 순매도세 지속, 투자심리 악화 등 악재만 산재하고 상승 모멘텀은 찾기 어렵다"며 "당분간 1,400∼1,600포인트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국민은행 목동남 PB센터 김형철 팀장도 "국제유가와 환율 등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출렁일 것"이라며 "추가 하락의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1,400∼1,700선의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박승안 PB는 "북한 문제, 제2의 서브프라임 사태 등 추가적인 악재가 노출되지 않는다면 주가가 바닥을 다지면서 제한적이나마 상승하겠지만 그래도 1,500∼1,600선을 유지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다음 달부터는 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있었다.
국민은행 목동 PB센터 문용술 팀장은 "국내 증시가 `9월 위기설'로 비이성적으로 폭락한 만큼 4분기부터 상승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 하락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미국 대형 기업들의 인수합병(M&A) 활성화, 중국의 증시 부양책 예상이라는 호재가 10월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재테크는 적립식 펀드가 아직 최고"
PB들은 이런 때일 수록 `여유자금으로 장기, 분산투자'라는 투자의 기본을 되새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수익률 추종에서 원금 지키기로 전략을 수정할때라고 조언했다.
우리은행의 박승안 PB는 "향후 시장이 좋아진다고 해도 지금 위기에서 내가 부도가 난다면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며 "반드시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테크 수단으로는 적립식 펀드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하나은행 압구정 골드클럽 김영훈 PB는 "향후 6개월이 저점에서 투자할 수 있는 시기"라며 "조정 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국내와 중국, 인도 비중을 점차 높여가라"고 권했다.
국민은행의 문용술 팀장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면 추석 이후부터 분할 매수하는 것이 가장 싸게 주식을 살 수 있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에 적립식으로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하나은행의 영업1부 골드클럽 이원홍 PB는 "현재 주식시장은 바닥에 거의 도달해 향후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 뒤 주식과 주식형 펀드를 유망 상품으로 추천했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고 장기 투자자라면 주식형 60%, 채권형 25%, 유동성 상품에 15%를 분산투자할 것을 조언했다.
◇ "그래도 불안하다면 특판예금"
등락하는 펀드 수익률때문에 마음을 졸이기 싫다면 특판예금,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신한은행 PB고객부 이동성 팀장은 "향후 시장금리는 경기 하락과 물가상승세 진정으로 다소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한 뒤 "금리 하향 가능성을 고려해 채권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추석상여금을 받았다면 정기예금 또는 우량 회사채에 50%를 넣고 국내 주식에 50%를 투자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우리은행 강남투체어스 센터 김인응 PB는 정기예금 등 안전자산 비중을 50%로 늘리고 나머지는 ELS 등 원금 보전추구형 자산, 인덱스나 성장형 펀드로 운용하는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우리은행의 박승안 PB는 "시장이 하락할 때는 환매조건부채권(RP)이나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를 활용해 유동성을 확보한 뒤 적절한 투자 타이밍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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