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21 18:21
수정 : 2008.09.2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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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정기예금 및 지수연동예금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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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채·은행채 ‘불티’…CMA에 뭉칫돈 유입
‘금리 하한 설정’ 지수연동 정기예금도 주목
“나도 (공직자라) 직접투자는 불가능하지만 펀드라도 사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미국발 금융부실 여파로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자 이렇게 말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매로 주가가 많이 떨어져 불안하긴 하지만 그만큼 우리 증시가 많이 싸졌기 때문에 오히려 투자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지난 18일 전광우 금융위원장의 발언도 같은 맥락이다. “글로벌 신용경색 시기에 단기적인 투자기회도 제공할 것이다. 선투자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 코스피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던 지난해 고점에 견줘서 현재 주가는 30% 정도 하락한 상황이다. 저점 매수 메리트가 존재하는 셈이다. 그러나 모든 투자자들이 싼 주가만 믿고 투자에 나서기엔 섣부른 감이 있다. 송재원 신한은행 방배프라이빗뱅킹(PB)센터 팀장은 “현금 자산이 많다면 일정 선 아래의 주가에서 매수하는 전략도 유효할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이 폭풍 초입인지, 후반부인지 모르는 상황인 만큼 가능하면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거나 확정 수익을 주는 상품에 투자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대부분 재테크 전문가들은 원금이 보장되고 확정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에 돈을 넣어둘 것을 권유한다. 실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면서 시중 자금 흐름도 확 바뀌고 있다.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6월말(306조원) 이후 매달 급증해 8월 말 기준으로 314조5천억원까지 늘어났다. 안전성 상품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지난 7월부터 연 7%대 금리인 카드채를 팔고 있는 삼성증권은 한 달 보름여 만에 3천억원어치를 팔았다. 지난 18일 내놓은 최고 연 8.4% 금리의 500억원 한도로 팔고 있는 은행채도 다음주 중으로 모두 팔릴 것으로 삼성증권 쪽은 예상하고 있다. 예금자보호를 받는 동양종합금융증권의 종금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도 최근 10여일 만에 1300억원 정도의 뭉칫돈이 유입됐다.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위해 위험을 즐기기보다는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은행권은 앞다퉈 원금이 보장되는 각종 예금 상품을 내놓고 있다. 외환은행은 최고 연 6.3% 금리를 월별로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한 ‘마이라이프 정기예금’을 내놨고, 국민은행도 최저 연 6.6% 금리를 보장하는 주가지수 연동 정기예금인‘KB리더스정기예금 코스피200 8-17호’를 오는 24일까지 한정 판매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변동성이 갈수록 커지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당분간 정기예금 등 확정 수익을 보장하는 상품들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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