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요메뉴 바로가기

본문

광고

광고

기사본문

등록 : 2008.09.28 21:12 수정 : 2008.09.28 21:12

‘바닥론’에 대한 엇갈린 주장

미국 정부 구제금융에 투자심리 또다시 ‘꿈틀’
“막연한 기대심에 펀드 몰빵, 과거 잘못 되풀이”

“노후 설계를 위해 월 100만원짜리 변액보험에 가입했습니다. 보험설계사가 보여준 과거 수익률을 보고 결심한 건데, 지금은 후회하고 있습니다. 보험료를 줄이려고 하는데 ‘미국 정부가 (금융위기를) 해결하고 있으니 이제야말로 투자를 늘릴 시점이다’라고 하더군요. 어떻게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습니다.”(50대 중반 남성, 월 평균 수입 390만원)

■ 확산되는 바닥론 최근 미국 정부가 7천억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투입하면서 일부 온라인 재테크사이트나 금융회사 직원들을 중심으로 바닥론이 퍼지고 있다. 미국의 투자가 워런 버핏이 골드만삭스에 50억달러를 투자한 것도, 에이아이지(AIG)와 리먼브러더스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도, 모두 바닥론의 재료들이다.

좀더 구체적인 논리도 있다. 한 외국계 보험사 설계사는 주식 관련 카페에 올린 고객 대상의 뉴스레터에서 “현재는 2차 투매 상황이며, 3차 투매가 나오면 장의 바닥이 확인될 것이다. 좀더 기다린 뒤 상승장이 오면 지난해 버금가는 큰 상승장이 온다. 5년 만에 하늘이 주는 큰 투자기회다”라고 적었다.

인터넷포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펀드 스쿨’ 등에는 바닥인지 아닌지를 두고 토론이 벌어지기도 한다. 임진균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25일 ‘4분기 시장전망’에서 “우리 시장은 1400 선에서 바닥권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계단식 상승이 기대돼 4분기 1400~1650 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바닥론에 퍼지면서 서민 투자자들의 마음은 흔들리고 있다. 지금까지 손해를 본 투자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말이기에, 바닥이라는 얘기에 더 솔깃해질 수밖에 없다.

■ 바닥론의 위험성 지난해 7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하락장 속에서도 바닥론은 끊임없이 반복됐다. 1800, 1750, 1600 바닥설도 있었다. 하지만 지수는 잠깐 상승한 뒤 다시 내림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1년 넘게 보이고 있다.

바닥론 주장에 경계심을 아울러 갖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태도로 지적된다. 경제교육업체 ‘에듀머니’ 제윤경 대표는 “서민들은 한번 실패하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커 공격적 투자에 따르는 투자 실패를 견디기 어렵다”며 “섣부르게 바닥론에 휩쓸리지 말고 체력이 닿는 수준 안에서 차분하게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닥론은 과거 투자자산에 재산을 몰아넣은 사람들이 문제 해결을 늦추게 하는 역효과가 크다. 이들은 단기자금을 따로 마련하기 위해 자산 조정을 통해 안전자산(예·적금, 종금형 CMA 등)으로 옮기거나 새로 쌓아가야 함에도 막연히 펀드를 들고 있게 된다. 제윤경 대표는 “자산관리계좌(CMA)에 넣어둬야 한다는 건 나중에 투자 적기를 찾으라는 게 아니라, 막연한 기대심에 단기자금을 펀드에 몰아넣어 두는 오류를 다시 반복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광고

브랜드 링크

멀티미디어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한겨레 소개 및 약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