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09.28 21:26
수정 : 2008.09.28 21:26
현금 궁해…한국상장사 지분 속속 처분
미국의 투자은행(IB)들이 이달 들어 국내 상장사에서 꾸준히 자금을 빼고 있다. 계속된 미국 금융위기로 돈줄이 풀리지 않아 투자은행의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등을 보면, 모건스탠리는 지난 25일 “장내매매를 통해 오스템임플란트 지분을 6.19%에서 4.92%로 축소했다”고 공시했다. 앞서 모건스탠리는 이달에만 한진해운(8.47%→7.47%)과 다음(5.07%→4.78%), 팅크웨어(8.52%→7.4%) 등 국내 상장사의 지분을 잇따라 줄였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지분매각으로 137억여원을 현금화한 것으로 추산됐다.
골드만삭스도 보유 중인 시제이(CJ)홈쇼핑 지분 5.16% 가운데 1.08%를 처분해 78억여원을 현금화했다. 파산보호신청을 한 리먼브러더스는 지난 4월 이후 상장사 보유지분을 지속적으로 처분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리먼브러더스는 그동안 5%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나노캠텍, 단성일렉트론, 이라이콤, 범양건영, 성원건설 등의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주식 등을 팔아치웠다.
이밖에 호주의 맥쿼리뱅크는 지난 26일 이상네트웍스 지분(5.9%)을 모두 처분했다. 또 미국계인 피드 이머징 마켓츠 펀드는 메가스터디(12.38%→11.16%)의 지분을 줄이는 등 외국계 펀드들의 지분축소 공시도 늘어나고 있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국내 주식은 현금화가 쉬워 먼저 팔기 시작했을 것”이라며 “미국 정부의 구제방안이 승인돼도 실제 자금이 들어오기 전까지 시간 차가 있어 주식매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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