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5년간 금융사고 4천억원 넘어

최근 5년간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금융사고 관련 금액이 4천억원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감독원이 11일 국회 정무위원회 신학용(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7개 시중은행에서 발생한 횡령, 배임, 사기, 도난 등 금융사고는 230건, 관련 금액은 4천152억원에 달했다.

이 기간 발생한 사고금액에서 담보나 보증 등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을 뺀 금융회사 손실 예상금액은 1천485억원이었다.

국민은행의 금융사고 관련 금액이 2천570억원으로 가장 컸고 우리은행(577억원), SC제일은행(318억원), 하나은행(280억원), 신한은행(198억원), 씨티은행(131억원), 외환은행(75억원) 순이었다.

사고건수도 국민은행이 62건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고 우리은행(45건), 하나은행(40건), 씨티은행(28건), 신한은행(27건), 외환은행(15건), SC제일은행(13건)이 뒤를 이었다.

유형별 사고금액을 보면 횡령 및 유용이 3천109억원으로 전체의 75%를 차지했고 배임(691억원), 사기(392억원), 도난 및 피탈(286억원) 순으로 컸다.

사고건수 기준으로도 횡령 및 유용이 185건으로 압도적 다수를 점했고 도난 및 피탈이 21건, 배임과 사기가 각각 12건이었다.

신학용 의원은 "최근 금융사고 패턴은 강도나 사기 보다는 은행 내부 임직원에 의한 횡령, 유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며 "금융위기 상황에서 대형 금융사고가 일어나면 자칫 시장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는 만큼 감독당국이 관리감독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호준 기자 [e-mail]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