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15 19:26
수정 : 2008.10.15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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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팔까말까? 등락하니 더 고민…‘분산환매’ 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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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자금은 일단 기다리면서 포트폴리오 조정
급한 돈은 손실적은 펀드부터 지수대별 환매
미국발 금융위기로 추락을 거듭하던 국내외 증시가 13, 14일 반짝 반등세를 보이는 등 호전 낌새가 일부 나타나자 펀드 투자자들의 고민이 더 깊어지고 있다. 금융위기 파장에 따른 폭락장에서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정이었다가, 간간이 나타나는 상승세 때문에 환매 여부를 놓고 심리적 압박감이 더 커졌다.
투자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본인의 투자 상황을 점검할 것을 권한다. 먼저 투자 자금의 성격을 확인하는 일이 출발점이다. 학자금, 전세자금, 대출금 상환 등 1~2년 안에 반드시 써야 할 돈을 가지고 투자에 나설 경우 장기투자를 하고 싶어도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반대로 여유자금이라면 지금의 하락장은 문제될 것이 없다. 마음이 편하지 않을 뿐, 2~3년 뒤 시황은 지금과 달라질 가능성이 훨씬 크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난해까지 이어졌던 대세상승 국면에서 무리하게 투자에 나섰던 사람들이다. ‘일단 더 기다려 보라’는 권고가 많지만, 처지가 워낙 급할 경우엔 원금손실을 감수하고라도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당장 살림살이에 압박이 오는 상황에서 ‘6개월 있으면 오를 것’이라는 식으로 기다리기만 하다간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분산 환매’라는 대안이 가능하다. 먼저, 본인의 펀드 투자 규모를 어느 만큼 줄일지 가늠한 뒤 지수대별로 조금씩 환매해 현금화하는 전략이다. 또 여러 펀드 사이에 환매 우선순위를 정해 평가손실이 적은 혼합형이나 선진국 펀드 등을 먼저 환매할 수 있다. 이를테면 1천만원을 건지겠다고 했을 때 지수가 50포인트 오를 때마다 250만원씩 네 번에 나눠 환매하는 식이다.
신한은행 김은정 분당지점 피비(PB)팀장은 “투자할 때 위험을 줄이기 위해 분산투자를 하는 것처럼 환매할 때도 위험 회피를 위해 분산환매가 가능하다”며 “장기로 가져갈 것은 잊어버리고 있으면 되고, 먼저 찾아 쓸 펀드를 골라 나눠 환매하는 차분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장 돈이 필요한 투자자가 아니라면 포트폴리오 조정의 기회로 삼을 수도 있다. 얼마간의 대가를 치르면서 펀드를 갈아타라는 말이다. 특히,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중국투자 비중이 너무 높다. 단순히 중국에만 투자하는 펀드가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의 31%에 이르고, 다른 신흥시장과 함께 들어간 것까지 치면 45% 수준이다. 현대증권 오온수 펀드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지금은 많이 먹는 쪽이 아니라 지키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변동성이 큰 쪽에서 좀 더 안정적인 쪽으로 자산을 옮긴다는 차원에서 펀드 구성을 바꾸고 저축은행 정기예금과 같은 확정금리형 상품에도 일부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펀드 갈아타기에 있어선 선진국 대상 투자 비중이 높은 글로벌 펀드나 자산배분펀드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자산간, 국가간 분산이 많이 돼있어 변동성이 작은 안정적인 펀드들이다. 가치주펀드나 배당주펀드도 안정적이다. 대우증권 이병훈 펀드리서치팀장은 “3년 이상 장기투자가 가능하다면 기본적으로 보유 전략을 권하고 있다”며 “1년 미만의 단기투자자라면 약간씩 반등할 때마다 나눠 환매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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