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16 19:32
수정 : 2008.10.16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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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펀드 수익률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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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설정 3개 수익률 -50%…2조3천억 증발
중국 집중 투자가 손실 원인…“회복 시간 걸릴듯”
지난해 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래에셋의 ‘인사이트펀드’가 궁지에 몰리고 있다. 지나친 중국 집중 투자에 투자원금의 절반을 잃고 있는 상황인데다 중국 증시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국회 정무위 신학용 의원(민주당)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해 10월 말 설정된 3개 인사이트펀드의 평균수익률은 10일 기준 -50.04%에 이른다. 올해 들어 2월, 5월에 설정된 후속 인사이트펀드들도 각각 35.70%, 42.81%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인사이트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기존의 대다수 펀드처럼 특정 국가, 특정 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여러 국가의 다양한 자산에 투자한다고 밝힌 이른바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이다. 운용사의 실력을 믿고 투자지역과 투자대상 선정을 맡기는 펀드이다. 지난해 연이은 대박 투자로 인기를 끌었던 미래에셋의 야심작이었기에 인사이트펀드에는 출시 보름 만에 4조원의 돈이 몰렸다. 설정액은 올해 5월 말까지 매달 조금씩 늘어 4조8764억원까지 올랐다가 15일 현재 4조7114억원으로 줄었다.
모두 5개인 인사이트펀드의 월별 수익률은 지난 4월 잠시 고점(11.09%)에 오른 적도 있으나 계속해서 부진해, 손실액은 10일 현재 기준으로는 2조3409억원에 이른다. 출시된 지 1년도 안 돼 전체 투자액의 절반가량을 까먹은 것이다.
인사이트펀드를 둘러싼 논란은 그동안 끊이질 않았다. 애초 글로벌 자산분배 펀드를 내세웠으면서도 특정 국가, 특히 중국에 투자가 집중됐다. 6월 말 기준 국가별 투자비중을 보면 중국이 61%이고,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지역(중국, 일본, 한국 등)이 87%에 이른다. 결국 ‘중국 펀드’ 또는 ‘동아시아 펀드’인 셈이다. 여기에다 인사이트펀드는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하다며 운용보수를 다른 주식형 펀드보다 두 배 정도 더 받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애초부터 중국에 많이 들어가려던 게 아니라 중국이 서브프라임 사태의 ‘청정지역’이었고 성장성도 좋아 결과적으로 집중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쪽은 다른 지역별 펀드의 수익률이 연초 대비 -44~-48% 수준임에 비해 인사이트펀드는 -44.06%(1호 C-A 기준)를 기록한 만큼 특별히 더 성적이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 간부는 “인사이트펀드는 중국시장의 꼭지를 잡고 들어간 것”이라며 “중국은 이제 고도성장의 시기를 지났고 과잉설비투자 등으로 디플레이션 우려를 갖고 있어 회복에도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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