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지역 편중 투자로 손실 키워
작년 증시 활황 속에 해외펀드 열풍을 이끌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인사이트펀드'가 1년만에 원금의 절반 가량을 까먹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19일 펀드평가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작년 10월31일 설정된 후 한달만에 4조원 이상의 자금을 빨아들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인사이트펀드(미래에셋인사이트혼합형자)의 지난 16일 기준 누적 수익률은 -46%를 기록했다. 이 펀드는 마지막 자산운용보고서가 나온 지난 6월 말까지만 해도 누적 수익률이 -26%였으나 이후 3개월여 만에 눈에 띄게 악화된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초 4조7천억원까지 불어났던 펀드의 순자산은 2조5천억원으로 줄어 2조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정됐다. 수익률 악화는 글로벌 증시가 고점을 형성하던 시기에 자금이 몰린 이후 금융위기로 국내외 증시가 동반 급락한 것이 근본 원인이지만 투자가 분산되지 않고 중국 등 특정 지역에 편중된 점도 손실을 키운 원인으로 꼽혔다. 인사이트펀드는 투자 지역, 대상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헤지펀드 성격을 띤 '글로벌 자산배분펀드'를 표방하며 출범해 지난해 11월 한 달 동안 4조5천억원의 자금을 끌어 모았다. 자산배분펀드는 투자에 제약이 따르는 일반 펀드보다 효율적인 분산투자로 시장 위험에 대처하고 투자 기회를 살릴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인사이트펀드는 운용 자금의 대부분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국가에 투자함으로써 급락장에서 오히려 손실을 키웠다.인사이트펀드의 국가별 투자 비중은 6월 말 기준 중국(홍콩) 61.05%, 일본 9.93%, 한국 7.32%, 브라질 7.12%, 러시아 5.41%, 스위스 2.97%, 인도 1.66%, 독일 1.47%, 미국 0.91% 등으로 브릭스(BRICs) 비중이 75%를 넘는다. 투자 비중이 가장 큰 중국의 상하이종합지수는 작년 10월 고점 대비 현재 69% 급락했으며, 홍콩 H지수는 64% 떨어진 상태다. 편중된 투자로 인사이트펀드는 보수만 비싼 중국펀드 또는 브릭스펀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정치권에선 특정 지역에 편중된 투자를 막기 위한 법개정이 필요하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의 펀더멘털이 신용위기에 처한 미국 등 선진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고하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결정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등으로 결과가 좋지 못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선다면 선진시장에 비해 펀더멘털이 양호하고 직접적인 부실이 없는 중국 등 신흥시장의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주 중 9월 말 기준 새로운 자산운용보고서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웅 기자 abullapi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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