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8.10.21 18:48
수정 : 2008.10.21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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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자산운용의 펀드 설정액 및 순자산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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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 업계 1위자리 1년반만에 내줘
당혹감속 “설정액 순위는 여전히 1위” 강조
주가도 폭락세…`52주 신저가’ 불명예
지난 몇해 동안 펀드 열풍을 이끈 미래에셋에 시련의 계절이 찾아왔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손실을 보는 것은 다른 금융회사와 다를 바 없지만, 최근 며칠 새 유독 미래에셋에 나쁜 소식이 잦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순자산총액 기준으로 자산운용업계 1위에서 2위로 밀려나 자존심을 구겼다. 주식형편드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지난해 4월 하순 삼성투신운용을 밀어내고 업계 1위로 올라선 지 1년6개월만이다.
21일 자산운용협회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순자산총액은 17일 현재 37조6천여억원으로 이달 들어서만 7조4천여억원(16.6%) 줄었다. 반면 삼성투신운용은 순자산총액이 47조원으로 이달 들어 14조7천여억원(45.7%) 늘리면서 수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최근 주가 폭락으로 펀드 수탁고의 80%를 차지하는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이 급감했으나, 삼성투신운용은 17조원 이상이 단기금융상품인 머니마켓펀드(MMF)로 몰린 데 따른 결과다. 삼성투신운용의 머니마켓펀드(MMF)에는 주로 삼성그룹 계열사와 연기금 쪽의 단기자금이 일시적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 쪽은 당혹감을 드러내면서 펀드 설정액 순위는 그대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보유 주식 등의 현재가치를 나타내는 순자산에서 2위로 밀렸을 뿐, 실제 고객들이 맡긴 돈의 규모(설정액)은 여전히 1위라는 것이다. 미래에셋의 설정잔액은 올해 1월2일 51조3천여억원에서 10월17일 현재 60조원으로 늘었다. 2위인 삼성투신운용은 22조6천여억원에서 49조5천원으로 늘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머니마켓펀드 자금은 일시적으로 들어오고 빠져나갈 수도 있어 총자산 기준의 순위는 큰 의미가 없다”며 “비록 주가하락으로 고전하고 있지만 위험도가 훨씬 높아진 파생상품펀드나 채권형펀드 비중이 낮아 안정적으로 운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주가가 20만원 넘게 올라 증권업계 시가총액 1위 자리에도 올랐던 미래에셋증권 또한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이날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6만78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지난 1년 동안 가장 낮은 주가) 기록을 세웠다. 전날 1만2300원 떨어진 뒤 다시 1900원이 떨어진 것이다. 전날 제이피모건이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한 것에 직격탄을 맞았다.
앞서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관계자가 지난 17일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에서 펀드투자 실패를 개인 투자자의 탐욕 탓으로 돌리는 듯한 취지의 발언을 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처럼 안팎으로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부회장은 이날 사내 통신망을 통해 “지금의 회오리는 우리의 마음을 더욱 춥고 움츠러들게 한다”며 “하지만 자기자본이 1조6천억 수준이고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이 9천억원에 이르는 등 모든 상황을 고려할 때 지금의 주가는 매우 저평가돼 있는 만큼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지 말라”고 직원들한테 당부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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