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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정부 출범에 따른 수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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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에너지 기대감속 용현비엠 닷새째 상한가
전력산업·통신장비도 들썩…“성급한 투자 자제”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훈풍이 분 5일 국내 주식시장에선 오바마의 정책과 관련된 이른바 ‘오바마 수혜주’들이 부각돼 눈길을 끌었다.
오바마 수혜주로는 우선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관련 업체가 거론된다. 오바마가 금융위기의 신속한 해결 외에 대체에너지산업 육성책을 강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공약을 내건 데 따른 것이다.
풍력발전업체인 용현비엠(BM)은 지난달 29일 7330원에 마감한 뒤 닷새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이날 1만4650원까지 뛰었다. 삼화콘덴서, 삼화전기, 엠비성산 등 하이브리드카 관련주도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대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육성은 실업률 감소와 온실가스 감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글로벌 풍력시장이 제2의 전성기에 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건강보험 개혁, 사회기반시설(SOC) 확충 공약에 따른 수혜주도 부각되고 있다. 오바마가 앞으로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게 되면 사회기반시설에 관심을 둘 것으로 관측돼 전력산업과 통신장비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나대투증권 곽중보 연구위원은 “미국은 1992년 전력산업이 민영화되면서 설비투자가 지연돼 왔고, 통신장비 투자도 부시 행정부 시절 소홀했다”며 “그동안 미뤄왔던 기반시설 확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밖에 건강보험을 개혁하려는 오바마 정부의 노력이 본격화한다면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시장이 넓어져 국내 제약사들이 혜택을 볼 가능성도 점쳐진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남북경협주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다만, 이런 테마주에 대한 성급한 투자는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대우증권 조재훈 투자분석부장은 “오바마의 정책적 특징에 따라 일부 종목이 취약한 수급구조 속에서 급등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엔 시간과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마바 당선 이후 증시 전망은 대체로 밝은 편이다. 우리투자증권 김미혜 책임연구원은 “선거가 끝나면서 정책적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앞으로 오바마 당선자를 중심으로 위기 타개를 위한 정책결정 및 집행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신증권 곽병렬 선임연구원은 “미국 민주당이 대통령직과 상·하원을 휩쓸면서 보다 강력한 정책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오바마 효과’는 이미 증시에 반영돼 있어 제한적이라는 풀이도 있다. 앞으로 실물경기가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대세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여전히 집값 하락과 실업률 상승 등 실물경제 위기에 시달리고 있어, 이런 어려움이 새정부에 대한 기대감을 압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곽병렬 연구원은 “오바마의 정책공약이 어떻게 구체화되는지에 따라 현재의 상승 모멘텀의 유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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