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3년내 기대…전문가 “예측 불가”
“최악 경우 10년 넘게 걸릴 수도”
반 토막 난 펀드가 원금을 회복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원금이 절반으로 줄어든 손실이 사실상 펀드사태의 본질이어서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바로 원금회복 시점이다.
일반투자자들은 대체로 3년 이내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으나 전문가들은 예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반응을 보였으며 최악의 경우 10년이 넘게 걸리는 펀드도 있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 투자자들 "3년내 회복 가능성" =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펀드전문 카페인 `펀드스쿨'에서 `반 토막 난 펀드 원금회복기간 얼마나 걸릴까'라는 설문에 128명이 응했으며 이 중 `2년'과 `3년'이라고 답한 경우가 전체의 25%와 24%를 차지했다.
또 `1년'이라고 답한 경우도 17%로 집계돼 전체의 절반이 넘는 66%의 응답자가 3년 이내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6년 이상'과 `5년'이라고 답한 경우도 각각 14%와 12%나 됐다. `4년'이라는 응답은 4%였다.
한 네티즌은 설문조사 내용에 댓글을 통해 "내년 하반기가 실물경기의 바닥으로 보여지고 증시는 그보다 이른 내년 2분기와 3분기에 걸쳐 본격 반등한다고 본다면 이르면 2년 후, 실물경기 회복세가 완만하다면 3년 후면 될 것"이라며 "하지만 실물경기 회복속도가 예상외로 매우 더디면 4년 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 전문가들 "예측 불가능…하락보다 회복은 배나 힘들어" = 전문가들은 현재 수익률이 -50% 정도 된다면 원금회복을 위해서는 주가가 100%가 올라야 하고 시장상황이 불투명하다는 점을 들어 예측 자체가 아예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일단 1만원짜리 주식이 50%가 하락해 5천원이 됐으면 다시 1만 원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100% 상승해야 한다며 하락 때보다 회복이 더 힘들다는 데 동의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수익률이 50%의 손실을 기록한 경우 이를 회복하기 위해 100%를 만회하려면 매년 10%씩 수익이 나야 하고 이를 복리로 계산하더라도 7년이 걸리며, 1929년 미국 대공황 당시 시장이 회복, 손실을 만회하는 데 10년이 걸렸다는 과거 통계도 제시했다. 게다가 펀드마다 주식편입비중 등으로 인해 차이가 있어 현 시장상황에 역행하는 펀드는 최악의 경우 10년이 걸릴 수도 있어 적절한 시기에 펀드포트폴리오의 교체가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해외펀드의 경우는 최소한 3년은 걸릴 것이며, 국내 주식형펀드는 시장상황에 따라 3년 이내에도 회복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 조완제 자산배분전략 과장은 "과거 경기침체가 심했던 때를 감안할 때 경기회복에 2∼3년 정도가 걸리고, 주식시장은 그보다 6개월 정도 선행해서 움직인다면 내년 하반기부터는 글로벌 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본격적으로 상승해 원금이 회복되려면 펀드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최소한 3년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국내 주식형펀드는 글로벌 시장보다 회복속도가 빠를 것으로 보이는 만큼 3년 이내 전고점을 회복해 펀드마다 주식편입비 등으로 인해 차이가 있을 수는 있지만 원금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우증권 이병훈 펀드리서치센터장은 "하락속도는 엄청나게 빨랐으나 회복은 완만하게 이뤄져 시간이 걸릴 것으로는 보이지만 변수가 너무 많아 원금 회복시기를 특정하기는 쉽지 않다"며 "특히 주가 하락기 펀드들이 주식편입비중을 낮췄기 때문에 회복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박미경 PB본부장(상무)은 "현재 손실이 나있는 펀드 가운데 회복이 늦어질 것으로 보이는 펀드는 적절한 시점에 재조정하는 것이 유효하다"며 "다만 시장상황이 불안한 지금보다는 다소 안정을 찾은 후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임상수 기자 nadoo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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