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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1.20 21:54 수정 : 2008.11.20 22:03

이종우의 흐름읽기

부실채권 확대→기업 신용제약→총수요 위축
S&P 500 기업의 절반 작년보다 이익 21% 감소

이종우의 흐름읽기 /

미국 경기가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을 봐도 그렇고, 소비와 관련된 지표나 주택 가격 등 대부분이 예상을 넘는 수준이라는 표현 외에 달리 할 말을 찾기 힘들 정도다.

현재 미국 경제는 ‘금융 부실의 악순환’에서 빠져 있다.

어떤 나라에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부실채권 확대 → 기업과 개인에 대한 신용 제약 → 소비 등 총수요 위축 → 자산가격 하락 → 부실채권 확대의 과정을 겪는데 현재까지 미국은 악순환의 두 번째~세 번째 단계 정도만 넘어왔다. 결국 앞으로도 어려운 과정이 좀 더 남았다는 얘기가 될 수밖에 없다.

가정해 보면 이번 위기가 아니었어도 올해 미국 경제는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실업률이 올라가고 있어 임금 인상이 어렵고 부동산이나 주가 하락으로 자산이 줄어들어 새로운 소비 원천이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책적인 측면에서 보더라도 정보통신(IT) 거품 붕괴 이후는 금리라는 정책 수단을 이용해 자산 가격을 끌어올려 위기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올해는 이미 자산 가격이 높은 상태여서 정책이 먹혀들어가기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 위기가 발생했다. 미국 경제가 복원력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이를 소화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2000년 이후 미국 기업 실적중 IT와 금융이 차지하는 비중
산업면에서는 미국 경제가 핵심 경쟁력을 상실한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2000년까지 미국 경제는 금융과 정보통신을 두 축으로 삼아 움직여 왔다. 이중 정보통신는 2000년 거품 붕괴 이후 위상이 추락해 전체 기업 이익 중에서 정보통신이 차지하는 비중이 5%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금융업은 2000년 이후에도 꾸준히 높은 이익 비중을 유지해 왔었다. 이번 금융위기로 금융업 이익 역시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경기가 위축됨에 따라 실적이 주가를 받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이는 분명 10월과 다른 부분으로 문제가 더 심각해졌음을 의미한다. 미국 에스앤피(S&P) 500 기업 가운데 51%가 전년동기 대비 21.5%의 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 기업의 3분기 이익 역시 크게 감소했는데 경제 상황과 환율, 금리 등을 고려하면 4분기 실적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주가가 하락했지만 시장을 반전시킬 만한 요인을 찾기 힘들다. 당분간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가져가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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