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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15 19:07 수정 : 2008.12.15 19:07

한국은행 원화 유동성 공급 일지

기준금리 인하 등 이달에만 10조원 넘게 공급
당장 시중금리 크게 하락…실제 효과낼지 주목

한국은행이 마치 돈벼락을 내리듯 금융시장에 신규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특히 지난 11일 기준금리 인하를 전후해 집중적으로 돈을 방출하면서 꿈쩍 않던 시중금리가 하락하고 있다.

■ 12월부터 무차별 실탄 투입 이달 들어 한은의 신규 유동성 공급 규모가 10조원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3일 은행의 지준 예치금에 대해 5천억원의 이자를 지급했으며, 11일에는 기준금리 1% 인하와 함께 환매조건부(RP) 채권 매각 규모를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5조4천억원의 유동성을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15일에는 채권시장안정펀드에 출자하는 금융기관의 유동성 지원을 위해 1조9천억원을 지원했으며, 16일과 19일 잇따라 환매조선부 채권 매입 방식으로 2조원씩 4조원을 추가로 풀 예정이다.

한은은 국제 금융위기가 터진 직후인 9월18일 자금경색을 막기 위해 3조5천억원의 자금을 풀었으나 10월 5조5천억원, 11월 3조원의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 그쳤다. 9~11월 세달 동안 모두 합쳐봤자 12조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12월 들어서는 불과 3주 동안 신규로 공급하는 유동성이 11조8천억원에 이른다. 말 그대로 발권력을 이용해 돈을 쏟아붓는 형국이다.

자금 공급선도 바꿨다. 기존에 은행을 통해 자금을 쏟아붓던 한은은 환매조건부 채권 매매 대상 기관에 증권사들을 추가해 이들에게 집중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이 회사채와 기업어음(CP) 거래를 많이 하기 때문이다. 금리인하에 머물지 않고 유동성을 필요한 곳에 직접 지원함으로써 막힌 혈도를 뚫겠다는 뜻이다.

■ 시중금리 하락 본격화 한은이 발권력이란 무소불위의 칼을 빼든 이상 그 효과는 엄청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15일 3개월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연 4.74%로 떨어지면서 2006년 12월19일 이후 2년 만에 최저로 하락했다. 지난달 말의 5.45%에서 15일 만에 무려 0.71%포인트나 하락한 것이다. 기업어음 금리 역시 지난달 말 7.25%에서 15일 6.99%로 0.26%포인트 하락했다. AA- 등급 회사채 금리도 지난달 말 8.91%에서 8.32%로 크게 하락했다. 회사채 금리는 15일에만 0.15%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해 돈을 찍어내는 데는 거의 아무런 제한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수십조원의 돈을 금융시장에 뿌릴 수 있다. ‘심각한 통화·신용의 수축기’라고 판단되면 특정 기업에도 돈을 지원할 수 있다. 이성태 한은 총재도 최근 이런 비상수단을 사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반면 정부 재정지출의 경우 세금을 걷거나 채권을 발행해 재원을 마련하고 국회의 승인을 거쳐야 한다. 예산이 확정돼도 사업을 시행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한은의 대규모 유동성 공급 확대가 금융시장과 실물경제를 되살리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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