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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18 19:07 수정 : 2008.12.18 19:07

이종우의 흐름읽기

인터넷·휴대전화 이외 수요산업 창출 못해
주가 급락했다고 섣불리 매수했다간 큰코

이종우의 흐름읽기 /

삼성전자가 올해 4분기에 적자를 낼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우리 시장에서 갖는 역할을 생각할 때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정보기술(IT) 관련 주식이 어려움을 겪기 시작한 것이 하루이틀 사이의 문제는 아니다. 이미 2000년부터 싹이 자라 왔는데 이 당시는 아이티에 버블이 만들어지면서 세계적으로 엄청난 공급 과잉 구도가 형성되던 시기였다. 이렇게 보면 당시 만들어진 공급 압력이 현재까지 해소되지 않은 채 계속되면서 정보통신 업종 전체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많은 생산 시설은 필요 이상의 물건을 만들어 가격 하락을 가져온다. 돌이켜 보면 지난 몇 년간 정보통신 업종은 이 과정의 연속이었다. 정보통신 기업들이 산더미 같은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 어렵게 생산을 줄여 놓으면 다시 공급이 늘어났고 가격은 6개월이 못 되어 다시 하락하는 형태였다.

인터넷과 휴대전화 이후 새로운 수요 산업이 탄생하지 못한 것도 정보통신 산업 부진의 원인이었다. 일종의 기술적인 한계에 부딪친 것인데 획기적인 수요가 만들어지지 않은 만큼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정보통신 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낮아진 것도 문제다.


정보통신업종 주가 흐름
주식시장에서는 개념이 처음 도입될 때 최고의 프리미엄이 주어지지만 그 상황이 끝나면 비슷한 경우가 돼도 훨씬 낮은 프리미엄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2000년 아이티 버블은 아이티 주식에 최대의 프리미엄을 주는 과정이었는데 이후 줄어든 프리미엄을 실적으로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까지 주가가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정보통신업 주가가 안고 있는 고민이 상당히 구조적이어서 당분간 정보통신 업종 주식이 시장의 선도로 나서기는 쉽지 않다.

어떤 업종이든 수십년 만에 오는 호황을 끝낸 경우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섣불리 매수해서는 안 된다. 호황의 길이가 길수록, 그리고 호황을 통해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면 벌수록 불황의 깊이가 어느 정도될지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나빠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호황기에는 수요에 맞추기 위해 생산 시설을 큰 폭으로 늘리고 비용 구조가 고비용화 돼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이러다 상황이 바뀔 경우 기업은 여기에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는데 상상하는 것보다 불황의 깊이가 더 깊어질 수 있다. 2000년 시작된 정보통신산업 불황의 여파가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다.

정보통신 쪽 외에 다른 산업은 어떨까? 조선, 정유. 기계, 원자재 업종 등 호황을 지난 업종들을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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