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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29 11:52 수정 : 2008.12.29 15:41

[아하! 그렇구나]
은행 자금여유 생겨 공급↓
단기 부동자금 늘어 수요↑

주택담보 대출의 잣대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불경기로 힘들어하는 서민들한테 성탄절 선물이라도 안기려는 듯 24일 연 4% 벽이 무너져 3.98%까지 떨어졌습니다. 지난 10월24일 6.18%까지 치솟았던 걸 생각하면 딱 두 달 만에 2.2%포인트나 하락한 것입니다. 26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져 전날보다 0.03%포인트 떨어진 3.95%를 기록했습니다.

시디는 다른 사람한테 넘길 수도 있는 정기예금증서입니다. 중도에 해지할 수 없고, 만기일에 은행에 가져다주면 인출할 수 있습니다.

시디는 태생으로 봐선 서민들과 가깝지 않습니다. 은행들이 단기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통 석 달 만기로 발행하는데, 대부분 자산운용사와 같은 기관투자가들이 사줍니다. 때로 은행들끼리 다른 은행의 시디를 사줘 은행들 사이의 대출 구실도 합니다. 금융회사끼리 돈을 빌리고 갚는 여러 금융상품 가운데 하나라는 얘기지요.

신문에 발표되는 시디금리는 국민·신한·하나은행 등이 발행하는 시디에 대해 10개 증권사가 제시하는 금리 가운데 위와 아래 2개씩을 뺀 6가지 금리를 증권업협회에서 단순평균한 수치입니다. 증권업협회 누리집에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 시디금리가 공시됩니다.

이런 시디가 은행 빚을 쓰는 서민이나 중소기업한테 중요하게 여겨지는 건 시디금리가 대출금리 수준을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변동금리형 대출의 금리는 시디금리(91일물)에 2~3%포인트의 가산금리를 더해 정해집니다. 이렇게 된 것은 시디금리가 단기 시장금리의 ‘대표선수’이기 때문입니다.

시디금리 수준은 정책(한국은행 기준금리)과 수급이 결정한다고 보면 됩니다. 올해 1월 초 5.89%까지 치솟았던 것은 시중 자금이 은행에서 자본시장으로 이동(이른바 ‘머니 무브’)하면서 은행이 시디를 대량으로 발급했고, 주요 매수주체인 머니마켓펀드(MMF)의 매수 여력이 줄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은행의 자금사정 악화가 대출 이자 상승으로 전가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컸습니다.

최근엔 은행들의 자금 사정에 여유가 좀 생기면서 시디 발행이 줄어들고 시중 자금이 단기부동화하면서 단기유가증권을 사려는 세력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공급이 줄고 수요가 늘어나면서 당연히 금리가 떨어지는 것이지요. 당분간 시디금리는 좀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많습니다. 변동금리형 대출을 받는 사람들한테는 위안이 될 것이고, 고정금리형 대출을 받는 사람들은 대출 갈아타기를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절이 돌아온 것입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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