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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8.12.29 19:34 수정 : 2008.12.29 19:34

‘연중 불안장세’ 사이드카 사상최다 45회 발동

기록으로 본 2008년 증시

지난해 10월31일 코스피지수가 2064.85(이하 종가기준)를 기록했을 때 투자자들은 꿈에 부풀었다. 펀드 열풍은 최고조에 이르렀고, 모두가 부자가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올 10월24일 코스피지수는 938.75까지 추락하면서 부자의 꿈은 스러져갔다. 1년만에 54% 폭락했고, 2005년 6월 1000선을 돌파한 뒤 3년 4개월 만에 세자릿수 시대로 돌아간 것이다. 올해 증시 폐장을 하루 앞둔 29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27 떨어진 1117.59로 마감했다. 10월말 이후 낙폭을 만회하고 있으나 1000~1180 사이에 갇혀있는 모양새다.

코스피 1년만에 54% 폭락…등락폭 1000P 넘어
환율 외환위기 이래 최고 1500원까지 치솟아

■ ‘반 토막’ 올해 1월2일 유가증권시장은 지수 1853.45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비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있었지만, 미국이 잘 풀어갈 것이라는 낙관론이 대세를 이뤘다. 5월16일엔 1888.88까지 다시 올라갔다.

하지만 9월15일 리먼브러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금융위기가 폭발했다. 주가는 급락했으며, 환율은 뛰기 시작했다. ‘공포와 한숨’의 시간이 시작된 것이다. 코스피지수가 3000 이상 올라갈 것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다짐도 소용이 없었다. 극심한 불안 장세로 예년엔 7~8회 발동됐던 ‘사이드카’(일시 거래정지)가 모두 45번이나 발동됐다. 2001년 제도 개선 이후 사상 최다 횟수다. 증시 주변에선 ‘사이드카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전용차’라는 말까지 나왔다. 올해만 따져도 5월19일 장중 1901.13을 기록했던 코스피지수가 10월27일 장중 892.16까지 떨어져 연중 등락폭이 1000포인트를 넘어섰다. 현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외국인들은 올해 36조원(지난해 24조6230억원)어치나 팔아 치우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주가 폭락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증권선물거래소가 이날 낸 ‘2008년 세계증시 동향’ 자료를 보면, 조사대상 43국 가운데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40.51%(12월24일 기준) 하락해 10위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52.61% 떨어져 31위였다. 칠레 증시는 전년말보다 20.51% 하락해 가장 좋은 성적을 보였고, 러시아 증시는 최하위(-70.85%)를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펀드의 주요 투자대상국인 중국도 -64.58%의 성적을 거뒀다. 위기의 진원지인 미국의 다우지수는 -36.16%의 성적으로 보여, 1931년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인도·러시아·브라질 증시는 올 상반기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지만, 하반기에 내림세를 지속하며 지난해 말에 견줘 -52.83%, -70.85%, -42.91%를 기록했다.

■ 서민들은 펀드에, 기업들은 환율에 글로벌 증시 폭락은 올 초까지 이어지던 펀드 열풍에 찬물을 끼얹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 자료를 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전체 국내 주식형펀드(684개, 순자산 48조1822억원)의 연초 이후 26일까지 거둔 수익률은 -39.52%이다. 해외 주식형(767개, 순자산 29조1586억원)은 -53.12%로 반토막에도 못미친다. 다만, 국내 채권형펀드(90개, 3조2513억원)만은 7.20%라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제이피모간 러시아주식종류형자 1에이(A)’는 최하위로 -82.54%를 기록하는 등 러시아, 중국, 유럽 신흥국 쪽 펀드들이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국내·해외 주식형펀드의 수탁고는 올초 113조원이었으나, 적립석 펀드 등의 영향으로 계속 늘어 이달 26일 현재 138조원까지 넘어선 상태다.

서민들이 펀드로 한숨을 지을 때 기업들은 환율로 큰 고통을 겪었다. 900원대의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던 원-달러 환율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1500원선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24일 연중 최고치인 1513원까지 올랐다. 주가는 떨어지고 환율이 오르면서, 10월 초 지수 1300과 환율 1300원이 서로 만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환율 급등세는 기업들에 막대한 부담을 떠안기며 증시에서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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