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소기업 손잡고 디지털기술 국산화 |
3년만에 부품·설비 200여건 대체
간판 수출상품인 디지털 전자제품의 문제로 늘상 지적되는 부분이 바로 ‘수출입 동조화’ 현상이다. 핵심부품을 주로 일본업체들로부터 수입하기 때문에, 완제품 수출이 늘어나면 부품 수입도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가 심해지는 추세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도전장을 던졌다. 납품 중소기업들을 지원해 핵심기술을 국산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 2002년 이후 협력사와 이뤄낸 설비 및 부품 국산화 성과가 3년만에 200건을 넘어섰다. 첫해인 2002년 부품 28건과 설비 35건 등 63건의 핵심 기술을 국산화했고, 다음해인 2003년에는 59건, 그리고 지난해에는 104건으로 단일 연도에 100건을 넘어섰다. 올해에는 부품 52건, 설비 65건 등 120여건의 수입대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구 소재 성림첨단산업과 함께 하드디스크드라이브를 구동시키는 핵심부품인 보이스코일모터(VCM)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제품특성상 꼭 필요한 고청정시설인 ‘클린룸’ 건립과 연구인력을 지원했다. 보이스코일모터는 그동안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부품으로, 올해부터 100억원 상당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제작공정에서 필수적인 필름 커패시터를 국산화한 성호전자도 일본에 의존하던 핵심부품을 우리 기술로 바꿔낸 경우다. 삼성전자로부터 국산화 자금 지원과 설비도입 지원을 받아 일본 산요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에스엠디 커패시터를 최근 자체 기술로 개발해냈다.
이밖에 디지털 텔레비전 외관 금형 제작업체인 세화가 올해 신공법을 삼성전자와 공동 개발해 연 218억원의 수입대체 효과를 거뒀으며, 광학기구업체인 세코닉스가 미국과 일본에서만 생산하던 프로젝션 텔레비전용 투사렌즈를 지난해 국산화해 올해에는 85% 이상 국산화를 진척시킬 것으로 보이는 등 주요 기술 국산화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구본준 기자 bonbon@hani.co.kr
기사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