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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8 19:06 수정 : 2009.01.08 19:14

‘돈맥경화’…구조조정이 해법 (※ 표를 클릭하시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습니다)

대기성 자금 급증…비우량회사채 금리 높아
구조조정 앞둔 은행·건설·조선 등 주가 상승세

국내외 금융시장의 일부 호전 분위기에도 금융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대기성 단기자금이 크게 불어나고, 비우량 회사채(BBB- 등급)의 금리는 여전히 높다. 반대로 건설과 은행 등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업종의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타고 있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을 종합해 ‘시장은 구조조정을 원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하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건설과 은행 등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업종의 주가지수가 이날 각각 0.91%, 1.06% 올랐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9.99포인트(2.20%) 떨어진 1201.18로 마감했다.

건설업종 지수는 지난 2일 5.97% 급등한 데 이어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은행업종은 5일 하루 동안 10.64%가 뛰었다. 조선업체가 포함된 운송장비 쪽도 2일 8.54% 뛰었다. 정부가 건설업체와 중소형 조선업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건설업종의 상승세는 기술적 반등을 보인 측면도 있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살아남은 기업의 승자독식이 될 것이라는 예측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제 흐름을 미리 반영하는 주가와 달리 금리에서 엿보이는 금융시장의 사정은 여전히 불확실한 상태다.

한국은행의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이 급하게 떨어지고 있지만, 회사채 시장으로는 아직 온기가 전달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 등이 포함된 비우량 회사채(BBB-등급, 무보증 3년물)와 국고채(3년물) 금리의 격차(스프레드)는 지난해 9월 4.5%포인트 수준에서 지난 2일 최고치인 8.62%포인트까지 올라갔다. 7일 현재 금리격차는 8.45%포인트다. 여전히 큰 폭이다.

자산운용협회 자료를 보면, 대표적인 초단기 자금운용처인 머니마켓펀드(MMF)에는 6일 현재 98조1824억원이 쌓여 있다. 올해 들어 2일 90조원을 처음 넘어선 뒤 3거래일 만에 8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단기 저점인 지난해 9월 말에 비해 무려 57.5%나 늘어난 수치다. 시중에 돈이 풀리고 있음에도 거래 상대방이 망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못하다보니 돈이 갈 곳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반영한다.

일각에선 일본의 사례를 들어 불확실성이 빨리 제거되지 않으면 자금 부동화 현상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경기 불황 국면에서 구조조정이 늦어졌던 일본의 경우, 엠엠에프 설정잔고가 1992년 5월 1조5137억엔에서 1999년 7월 20조2228억엔으로 13배 이상 불어났다. 이 기간 주식형펀드 수탁고는 24조6천억엔에서 12조9천억엔으로 반으로 줄었다. 시중자금 단기화가 7년 이상 이어진 것이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때는 고통스러웠지만 금리를 올려 단칼에 처리했다”며 “한번 앓고 다시 시작해야지 시간을 낭비하면 어떤 모멘텀(계기)에서도 해법을 찾지 못하고 사태는 장기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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