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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1.09 19:51 수정 : 2009.01.09 19:51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오전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렸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은 기준금리 0.5%p 인하

시중자금 금융권서만 맴돌아
한은 “시간 지나면 해결될 것”

한국은행이 8일 기준금리를 연 3%에서 2.5%로 0.5%포인트 내린 것은 급속하게 추락하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잇단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경기하강 속도가 워낙 빨라 경기침체를 얼마나 막아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은은 지난해 12월12일 ‘2009년 경제전망’을 내놓으면서 2%의 경제성장을 예측했다. 그러나 불과 한달도 지나지 않은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연 뒤 발표문에서 “향후 성장의 하향 위험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애초 성장 전망치 2%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실물경제의 침체가 그만큼 빠르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들도 1%대 성장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국내외 경제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정부 재정지출 확대 등을 감안하더라도 성장률 2%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태 총재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세계경제가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해 성급한 경기회복론을 경계했다. 한은으로서는 금리인하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셈이다.

한은이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함으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초 연 5.25%에서 2.5%로 낮아지게 됐다. 세달 동안 무려 2.75%포인트를 내린 것이다. 이로 인한 효과는 어느 정도 가시화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부터 주택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등 주요 시중금리가 크게 하락하고 있다. 9일 한은의 금리인하는 이런 시중금리 하락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금리인하의 효과가 실물경제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시중자금이 머니마켓펀드(MMF) 등 금융권 안에서만 돌면서 기업 쪽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를 내려도 생산과 소비가 살아나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한은은 “회사채나 기업어음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으면 그만큼 투자의 잇점이 생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들의 자금경색도 풀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시간이다. 금융시장에 몰려있는 돈이 실물 쪽으로 흘러들어가기까지는 일정한 기간이 필요하다. 금융권에서는 추가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지만 지금 상황에서 한은의 입지는 넓지 않다. 금리인하의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금리인하에도 실물경제의 침체가 계속 되고 있어 앞으로의 정책 수단을 남겨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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