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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F·국고채는 ‘무위험’ 채권형 펀드는 ‘저위험’
주식형펀드는 ‘고위험’ 선물·옵션은 ‘초고위험’
글로벌 금융위기로 펀드 수익률이 반토막 나면서 투자 방향을 정하는 게 매우 어려워졌다. 금융투자상품에 다시 투자하는 건 위험해 보이고, 저금리 기조가 시작된 마당이라 안전한 은행 예금만 고집할 수도 없다.
이런 진퇴양난 속에서 전문가들은 각 투자상품의 위험도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서 출발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오는 4일 시행되는 이른바 자본시장통합법(자통법) 체제 아래서 사용될 ‘표준투자권유준칙’에는 각 금융투자상품을 투자위험도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해 놓고 있어 참고로 삼을만하다. 이 분류는 금융투자협회가 예시한 것으로 구체적인 상품 분류는 각 금융투자회사가 정하게 된다.
이번 준칙은 금융투자상품을 크게 주식과 채권, 집합투자증권(펀드의 새로운 법률 용어), 파생결합증권(ELS 등), 선물옵션 등 5가지로 나눈 뒤, 이들 각 분야의 상품을 위험도에 따라 분류했다.
먼저 ‘저위험’ 등급에는 ‘원금 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과 채권형 펀드(채권 60% 이상 편입), 안전한 채권(특수채, 금융채, 신용등급 A- 이상 회사채) 등 세 가지를 꼽고 있다.
주가연계증권은 각 증권사가 발행해 청약을 받는데 원금 보장형과 원금 비보장형으로 대별된다. 2003년 도입된 이래 원래 대안 투자상품으로 여겨져 급성장했으나, 지난해 원금 비보장형 쪽에서 큰 손실이 나면서 위축됐다. 올해 들어 증권사들이 잇달아 원금보장형을 출시하면서 지난달 3천억원어치 이상이 발행됐다.
흔히 수백억원 단위로 발행되는 채권은 각 증권사에서 소액으로 쪼개 팔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도 투자에 참여할 수 있다. 이밖에 채권형펀드 가운데 일부는 ‘하이일드 채권’처럼 고위험 고금리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중위험’ 등급으로는 저위험과 고위험 사이 등급으로 혼합형 펀드(주식 편입비율 30~60%)와 일부 회사채(BBB+~BBB- 등급), 원금 부분보장형 주가연계증권 등 세 가지이다. 위험과 수익률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고 있는 상품들이라는 게 금융투자협회 쪽의 설명이다. 대우증권 등은 인덱스펀드를 중위험 등급에 넣었다.
‘고위험’ 등급에서 눈에 띄는 건 대부분의 서민들이 투자한 주식형 펀드(주식 60% 이상 편입)이다. 일반적인 주식투자도 고위험이며, 원금비보장형과 투기등급 회사채(BB 등급 이하)도 같은 수준이다. 금융투자협회 이창화 규제기획팀장은 “주식형 펀드는 은행에서도 팔고 있어 투자자들이 위험이 없는 것처럼 착각을 하기 쉽다는 점에서 고위험 등급에 넣었다”며 “주식형 펀드는 수익률이 높은 만큼 손실발생 위험도 높은 실적배당상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초고위험’ 등급은 도박에 가까운 금융상품들이다. 펀드 가운데서도 파생상품을 10% 이상 편입한 ‘파생상품펀드’와 통상 가격변동폭이 현물의 6~7배에 이르러 며칠 안에 원금을 모두 날릴 수도 있는 선물·옵션 등이 여기에 속한다. 물론, 반대 쪽 끝에는 ‘무위험’(또는 초저위험) 등급인 머니마켓펀드(MMF)와 국고채, 통화안정채 등도 있다. 머니마켓펀드는 원금보장은 되지 않으나 국가부도 사태 등 극단적 경우가 아니라면 손실을 볼 가능성이 거의 없다. 대우증권 김희주 전략기획부장은 “금융투자상품을 고를 때는 상품의 수익률만 보는 게 아니라 위험도를 함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회사를 찾아 제대로 된 상품설명을 요구하는 능동적인 자세를 갖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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