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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대 진입하나 |
원.달러 환율이 4거래일째 상승하면서 1,400원대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외 주가 약세와 달러화 강세 등 원화 약세 요인이 산적한 가운데 수출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환율을 상승 시키고 있다.
환율이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1,400원대에 안착하고서 1,500원대 진입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외국인의 주식매수세 전환으로 1,400원대 상승이 여의치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환율 장중 1,400원 돌파
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0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1,390원대 중반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환율이 장중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작년 12월10일 이후 두 달 만에 처음이다.
환율은 작년 12월30일 1,250원대로 한 해 거래를 마쳤지만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달 2일 61.50원 폭등하면서 1,320원대로 올라섰다.
이후 환율은 지난달 15일 1,390원대로 올라선 채 1,350~1,390원 박스권에서 등락을 반복했지만 지난달 29일 이후 4거래일째 상승하면서 1,400원대 진입을 타진하고 있다.
◇수출 둔화.달러화 강세
국내외 주가와 달러화 강세가 환율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미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달 29일 이후 3거래일간 438포인트 급락하면서 8,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달러화는 올 들어 뉴질랜드 달러화와 유로화에 대해 각각 약 15%와 10% 절상됐으며 중국 위안화에 대해서도 약 0.2% 절상되는 등 대부분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수급 상황도 환율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작년 12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8억6천만 달러로 전월보다 10억5천만 달러 급감한 데 이어 지난달 무역수지는 수출의 사상 최대폭 감소 여파로 29억7천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스와프 시장에서 현, 선물환율 간 차이인 스와프포인트(1개월물)가 지난 달 20일 0.70원에서 전날 -0.35원으로 하락한 점도 외화 유동성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환율 상승 타진..상승폭은 제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와 수출 부진 등으로 이달 환율이 상승 시도를 전개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침체의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점과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릴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작년 11월24일 2%로 봤지만 이날 주요국가 가운데 가장 낮은 -4%로 하향 조정했다.
SK증권 염상훈 연구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수출이 30% 이상 급감한 것은 원화에 대한 평가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 등으로 1,410원 부근에서 상승을 제한받을 수 있지만 심리적 저항선이 뚫리면 1,450원까지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최근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하고 있어 수출 둔화에 따른 달러화 공급 공백을 메워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 작년 한 해 동안 38조원 가량 주식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올 들어서는 8천800억원가량 순매수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당분간 1,400원 선 진입 시도가 지속되겠지만 외환당국의 시장 개입과 외국인의 주식매매 동향 변경 등으로 안착은 어려울 것"이라며 "1분기에는 1,30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현석 기자 harris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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