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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보험사의 대표적인 ‘실손의료보험’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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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보험료 3만~7만원…재해사망 + 의료특약
다른 보험과 중복보상 안돼…보장범위 살펴야
월소득 340만원의 중소기업 과장인 전아무개(42)씨는 최근 ‘보험 군살빼기’를 단행했다. 전씨는 본인 이름의 종신보험과 암보험, 건강보험에 더해 배우자와 두 자녀의 보험까지 매달 42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있었다. 보험료 부담이 너무 크다는 생각에 암보험과 어린이보험 등 ‘자투리 건강보험’을 과감히 없애고 ‘의료실손보험’(가족 통합형, 월 보험료 12만원) 하나로 묶었다. 가구 전체 보험료가 30만원 수준으로 줄었고, 보장 범위는 넓어졌다.
■ 불황기에 주목받는 의료실손보험 경제 불황이 깊어지면서 의료실손보험이 주목받고 있다.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기보다는 당장의 생활이 불안해지니 변액연금보험 등 저축성보험을 줄이는 대신, 병에 걸리거나 다칠 경우를 대비하는 게 급해졌기 때문이다. 손해보험협회 최종수 팀장은 “따로 집계를 하지 않아 정확한 통계는 잡기 힘들지만 의료실손보험에 대한 고객 관심이 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며 “경제도 어려운데 만약 가족이 아프기라도 한다면 상황이 더 어려워지니까 미리 대비하려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의료실손보험은 다치거나 병에 걸려 입원 또는 통원치료를 받을 때 국민건강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나머지 병원비를 보장해준다. 특히 의료실손보험은 월 보험료 3만~7만원 수준에서 대부분의 병원비를 보장받아 불황기에 더 인기다. 종신(또는 정기)보험과 시아이(CI)보험, 암보험 등도 병원비를 보장하지만 보험료가 비싸고 보장범위는 좁다.
의료실손보험은 별개 상품이 아니라 이른바 ‘통합보험’ 형태로 팔리고 있다. 예컨대 재해사망을 주계약으로 하고 여기에 의료비 보장 특약을 붙이는 형태인 것이다. 이는 50여개 특약 가운데 필요에 따라 배상책임이나 운전자 특약을 덧붙일 수도 있다.
■ 의료실손보험 가입도 잘 따져봐야 그렇다고 의료실손보험이 만능은 아니다. 먼저 중복보상이 되지 않는다. 중복 가입은 낭비다. 직장단체보험 등에서 들어있을 수도 있으므로, 손해보험협회 누리집(www.knia.or.kr)에서 실손보험 가입 현황을 조회해볼 필요가 있다.
보장 범위 확인도 필수다. 모든 손해보험사는 △치과 치료 △한방치료(통원) △출산(정상 분만 포함) △항문관련 질환은 일체 보장해주질 않는다. 여기에 치매나 디스크(추간판탈출증), 뇌경색 등은 회사별로 보장하지 않는 곳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병원비 보장일수와 금액 등의 한도도 점검 대상이다. 많은 상품이 입원 4일째부터 입원비를 주는데, 보통 3일 이상 입원하는 경우가 없기 때문에 입원 첫날부터 보상하는 상품이 유리하다.
실손보험에서도 보험료를 아끼는 법을 알아두면 좋다. 나중에 보험 리모델링(재조정)을 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납입기간을 늘려 월납입보험료를 줄이는 게 유리하고, 의료실비 특약 위주로 하되 나머지 진단금이나 입원 일당 특약은 자신의 소득수준이나 기존에 가입한 다른 보험 등을 따져 지나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국민건강보험의 보장 범위를 고려해 실손보험에 가입하는 게 필요하다. 지난해 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료를 올린 데서 알 수 있듯 앞으로 보장 범위가 늘어나는 추세다. 예컨대 중증질환자 진료비 가운데 최고 200만원까지만 환자 쪽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모두 공단에서 부담하고 있다(비급여항목 제외). 경제교육업체 에듀머니 박종호 팀장은 “최근 보험사들이 의료비 보장한도를 1년에 기존의 3천만~5천만원에서 1억원까지 올리고 있다”며 “의료비 보장한도를 무조건 높게만 잡는 것은 보험료만 많이 내는 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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