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째 오름세…개인 일평균 300억이상 순매수
“투기적 투자자 돈먹기 게임…그들만의 리그”
코스피시장과 달리 코스닥시장은 강세를 보여 대조적인 모양새다. 기관에 이어 개인의 ‘사자’세가 집중된데서 비롯되고 있다. 당분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과 함께 ‘과열’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일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51(0.65%) 오른 385.92로 거래를 마쳤다. 사흘 연속 오름세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3.66(0.95%) 오른 387.07에 개장한 뒤 등락 끝에 상승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0.34(0.87%) 떨어진 1179.84에 마감하는 등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에 비춰 상당히 좋은 성적이다.
코스닥시장에선 외국인 투자자가 6거래일째 ‘팔자’를 이어가며 이날도 125억원어치(잠정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99억원어치를 사들여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 투자자는 70억원어치를 샀다가 막판에 팔아 2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날 개인의 순매수세는 많이 약해졌으나 지난 6일 코스닥시장에서 432억원어치를 사들인 이후 11일까지 매일 300억~400억원 어치를 순매수해왔다. 개인이 300억원어치 이상을 순매수한 것은 지난해 11월18일 이후 처음이다.
누계를 살펴보면 개인의 태도 변화가 확연히 드러난다. 지난 1월 한 달 동안 1251억원어치를 팔았던 개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11일까지 모두 1297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2월 들어 1504억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은 468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이 상대적인 강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코스피지수가 1200선이라는 천장에 막혀있는 상황에서 일종의 새로운 틈새시장 구실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녹색성장 등 정부정책과 관련된 수혜주 등 각종 테마주가 양산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이를테면 미국 경기부양책의 의회 통과에 따라 발광다이오드(LED) 관련 산업이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에, 11일 관련주들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이영 연구원은 “기관 투자자들도 지난 1월 한달 동안 코스피시장에서 4500억원어치를 순매도했음에도 코스닥시장에서 2300억원을 순매수했다”며 “개인과 함께 기관투자자 역시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코스피지수가 1200선을 제대로 넘어서기 전까지는 작은 시장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면서 코스닥지수의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개인의 ‘기관 따라하기’도 한 요인이 된다고 본다. 연초부터 투신사 중심으로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닥시장에서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을 지켜본 개인들이 수익률 게임에 도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코스닥시장의 강세에 대해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신증권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정책 기대감에 코스닥시장이 좋아지고 있지만 시가총액 규모로 본다면 코스피시장의 10분의 1 수준인 데다 매매비중의 90% 이상이 개인 투자자인 상황에서 ‘그들만의 리그’가 펼쳐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코스닥시장에는 커다란 위험이 상존하는데 예전에 상대적으로 좋았던 시절을 기억하며 투기적인 개인 투자자들이 돈먹기 게임을 벌이고 있어 과열되고 있는 듯 하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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