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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15일째 주식팔아
.국제 금융불안과 국내 경기지표 악화 등으로 원-달러 환율이 폭등해 달러당 1600원선을 위협하는 등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미국 다우지수는 11년여만에 장중 7천선이 무너졌고, 코스피지수도 1010대로 주저앉았다.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6.3원 폭등한 1570.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998년 3월11일 1582원 이후 11년 만에 최고수준이다. 이날 환율은 8원 오른 1542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한때 1596원까지 치솟았으나 외환 당국의 달러화 매도 개입으로 1570원대로 밀렸다. 원-엔 환율도 오후 3시 현재 100엔에 1610.89원을 기록해 1991년 고시환율 집계 이후 최고치로 올라섰다. 코스피지수도 지난주말보다 44.22(4.16%) 폭락한 1018.81로 장을 마감했다. 외국인은 이날 4159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등 거래일 기준 15일째 ‘팔자’세를 이어가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환율이 폭등하면서 채권시장도 크게 흔들려 채권값이 일제히 떨어졌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06%포인트 상승한(채권값 하락) 4.63%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0.05%포인트 오른 3.87%로 장을 마쳤다. 이처럼 국내 금융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것은 국내외 실물경제 악화 소식에다 외국인들이 대거 달러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씨티그룹이 국유화에 따른 영향으로 한국법인을 철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퍼진 것도 환율 상승과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김두현 외환은행 외환운용팀 차장은 “외국인들이 역외 창구를 통해 달러를 사들였고, 국내 은행들이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환율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2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의 다우지수도 최대보험사 에이아이지(AIG)의 실적 악화 등으로 7천선이 붕괴되는 등 하락세로 출발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개장 초반에 지난 주말 종가보다 164.87포인트 떨어진 6898.06을 기록했다. 다우지수가 7천선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997년 10월28일 이후 11년4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정남기 선임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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