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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직후 조흥은행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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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위기로 자산구조 훼손됐다면
정부 아무리 돈 공급해도 효과 안나타나
이종우의 흐름읽기 /
씨티그룹 주가 1.2달러, 에이아이지(AIG) 0.43달러.
지난해 초만 해도 씨티그룹의 주가는 29.4달러였고, 에이아이지는 56.3달러였다. 미국 금융주 하락으로 우리 은행주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국내 은행주의 하락이 오롯이 외부에서 온 것만은 아니지만 그래도 금융주가 회복되려면 외국 상황이 좀 진정돼야 할 것 같다.
금융회사 부실이 단순히 유동성 부족에서 생겼다면 사태가 쉽게 해결될 수 있다. 금융회사가 공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어 정부가 유동성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기 때문이다.
반면 위기가 금융회사의 자산 구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경우라면 치유가 힘들어 장기적인 불안정이 계속된다. 이런 부실 금융회사들에는 중앙은행이 아무리 많은 돈을 공급해도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애를 먹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미국 금융 회사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향후 미국의 금융주가 어떤 과정을 거쳐 회복될지를 가늠하기 위해 외환 위기 당시 우리 은행들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1998~2001년까지 우리 은행들에 35조원의 공적 자금이 들어갔다. 당시 예금 대지급이 없었기 때문에 해당액 대부분이 은행의 손실로 남았고 정부는 이 부분을 어떤 형태로든 메울 수 밖에 없는 처지였다.
손실이 컸던 만큼 주가도 장기간 불안정한 상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은행 구조조정의 전 과정을 겪었던 조흥은행(2003년 신한은행에 피인수) 주가를 예로 보면 1997년 초 3만원이던 주가가 1998년 중반에 90% 가까이 떨어져 3천원 수준으로 후퇴한다. 이 때는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이 유지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조흥은행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관한 리스크가 같이 맞물리던 시기였다. 1998년 중반에 은행 시스템이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란 안도감으로 주가가 일시 반등한다. 그러나 부실 발생이 계속되면서 이제는 조흥은행이 살아 남기 힘들 것이란 기업 부실 우려가 생기면서 주가가 다시 하락해 장기 약세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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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흐름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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