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 2009.04.21 21:25
수정 : 2009.04.21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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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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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작년 사상최대 실적 등 업계 순익 늘어
사업비는 펑펑 쓰면서 “보험료 인하는 지켜본뒤…”
지난해 호황을 누린 손해보험사들이 사업비는 늘리면서도 정작 보험료 인하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회계연도(2008년 4월~2009년 3월) 순이익이 5968억원으로 전년보다 25.2%나 급증하면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뒀다. 삼성화재·동부화재·현대해상·엘아이지(LIG)손보·메리츠화재 등 5개 주요 손보사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2월까지 거둔 순이익은 모두 1조96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의 1조564억원에 견줘 3.8% 늘었다.
손보사들이 호황을 누린 것은 잠정 집계된 지난 회계연도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70.0%로 전년의 72.7%에 비해 3%포인트 가까이 떨어지며 200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 비율로, 손해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인하할 수 있는 여력이 커진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손해율 하락에 따른 이익을 영업 경쟁을 위한 사업비에만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5개 주요 손보사가 실제 집행한 사업비는 1조8095억원으로 보험료 책정 때 예상했던 사업비 1조7169억원에 비해 5.4%(926억원) 늘어났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8월에 보험료를 2.0%~6.2% 내린지 아직 1년도 되지 않은 상태”라며 “손해율 추이를 좀 더 지켜본 뒤 인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보사들이 보험료 할증 기준이 되는 보험금 지급액을 20년째 50만원으로 묶어두고 있는 것도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20년전에는 차량 대물 수리비가 50만원이면 상당히 큰 금액이었지만, 현재는 사소한 접촉 사고만으로도 수리비가 50만원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이와 관련해 보험소비자연맹은 지난 20일 금융위원회 앞에서 ‘자동차보험료 5% 인하와 대물할증금액 150만원 상향조정 촉구대회’를 열고 “차량대물 수리비가 50만원이 넘어가면 보험료를 10% 할증하는 제도 때문에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처리를 못하는 실정이므로 기준금액을 150만원으로 올려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손보업계는 할증 기준액을 올리면 보험금 지급액이 늘어나서 무사고 보험자들의 보험료까지 올라가기 때문에 전체 보험 가입자의 공감대가 먼저 형성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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