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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9.05.27 20:08 수정 : 2009.05.27 20:08

국내 증시와 소비심리 주의

상승체력 고갈에 북핵 등 단기악재 겹쳐
6일째 하락세…심리지표 의존 경계감도

국내 증시가 체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북한 핵실험 등 단기 악재의 영향이나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에서 비롯된 측면도 있지만, 일부에선 상승 추세가 꺾이고 있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2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0.02(0.73%) 내린 1362.02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12.21(2.28%) 내린 524.33을 기록해 더 큰 낙폭을 보였다. 전날 북한 핵개발 등 지정학적 위험이 불거지면서 최근엔 보기 드물게 큰 폭 하락한 뒤 기대됐던 ‘기술적인 반등’은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오히려 국내 증시는 최근 들어 주춤주춤 뒤로 물러서고 있다. 최근 6거래일 내리 하락세를 보인데다, 안착할 것만 같았던 1400선도 지난 26일 어이없게 내줬다. 이에 따라 지수 저지선도 한 발 뒤로 물러선 게 사실이다.

국내 증시의 체력 고갈은 최근 2~3개월간 상승 동력을 따져보면 유추할 수 있다. 일단 폭발적으로 증가한 유동성을 상승 동력의 한 가지로 꼽을 수 있다. 지난해 말 이후 잇달아 내린 기준금리와, 채권시장안정펀드 조성과 같은 정부의 시장 금리 인하 노력에 힘입어 시중 부동자금은 최근 800조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부동자금은 증시로 흘러들어가거나, 주변에 머무르면서 증시를 이끌어왔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이 지난 4월 이후 2조9천억원어치나 순매수한 것은 저금리의 힘을 방증한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경기 바닥론 논쟁에서 보듯이 확산된 경기 회복 기대감도 빼놓을 수 없다. 실탄이 충분하더라도 경기 전망이 어둡다면 섣불리 위험 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서브프라임(미국 비우량주택담보대출) 위기에 직접 노출되지 않은 신흥시장이 다른 선진국 시장보다 더 빠르게 회복세에 돌아설 것이라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 쏟아지면서 부분적으로나마 존재하던 한국 경제에 대한 신중론마저도 낙관론에 쉽게 가려졌다.

결국 최근 증시 하락세는 그간 상승세가 기업 실적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과 경기 회복 기대에만 과도하게 의존한 것 대한 경계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와 미래의 우리 경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종합적인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 지수(CSI) 5월치가 1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크게 개선된 심리 지표가 26일 발표됐음에도 당일 코스피지수가 20포인트 이상 내린 데서도 이런 사정이 잘 드러난다.

증시 분석가들 사이에서도 최근 들어 속도조절, 추세 반전 등의 목소리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추세 상승을 위해선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이익의 효율화가 필요하다”면서 “심리지표에 고무되어 더 이상 낙관의 엑셀을 밟기엔 현실 경기의 무게가 버겁다”고 밝혔다. 임정석 엔에이치(NH)투자증권 투자전략가도 “경기 흐름에 대한 과도한 기대는 일정 부분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에 기대어 증시에 돈이 몰리고 주가가 올랐다면, 앞으로는 ‘기대’를 ‘확신’으로 바꿀 수 있도록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거나, 과도한 기대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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